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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여행의 기술

세계각국, 그곳에서 꼭 해봐야 할 사소한 몇가지.






 

분명 여행에 왕도는 없다. 하지만 여행자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승인’ 된 꼭 해봐야 할 것들은 존재하는데, 예를 들면 프랑스 파리에서 에펠탑

을 보는 것이나, 태국 방콕에서 뚝뚝을 타보는 것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마이너 한 여행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한 들, 돈과 시간을 들여

처음 간 프랑스 여행에서 에펠탑을 빼놓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지구상에서 몇이나 될까?  이렇게 세계상에서 대단하고 유명한 유적지, 건축물, 음식 , 놀

거리 등은 이미 많은 여행책에도 소개되어 있고, 여행책이 아니더라도 하나의 상식(Common sense) 으로서 우리들 가운데 자리잡아 버렸기에 누군가 알

려 주지 않더라도 그곳을 여행하기로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스스로 이미 확실한 준비를 마쳤을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너무 유명해서, 그렇게 당연해 져 버린 것들은 그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 글의 제목은 <세계 각국, 그곳에서 꼭 해봐야 할 사소한 일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소한’ 이라는 부분이다. 정말 대단한 것들, 당연한 것들은 모두 제외를 시켰다. 에펠탑, 피라미드…이런 것들은 기대하지 말

자. 지금부터 이야기 할 것은 필자가 직접 여행하면서 경험한 ‘사소한 일들’ 에 대한 이야기다





 

1. 불가리아 – 요구르트 먹기



  



 

불가리아에서 유명한 것 한가지를 꼽으라면 요구르트도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유명하다면 이것은 사소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 라고 반문하는 분

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과연 불가리아의 요구르트가 에펠탑, 피라미드만큼 유명한가? 같은 음식으로 따지자면 일본의 스시나

한국의 불고기만큼 유명하냐는 말이다. 진짜 유명한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불가리아에서 요구르트를 먹기로 한 것은 순전히 어린 시절의 기억 때

문이다. 난 불가리아 땅을 밟고 난 후 떠날 때까지도 이곳의 요구르트가 유명한지 몰랐다. 다만 어린 시절 우리집에 요구르트를 받아 먹었는데, 매주 토요

일마다 한번씩 오던 흰색의 ‘x가리스’ 요구르트의 기억이 나서 한번 불가리아의 그것을 맛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랬다. x가리스 요구르트는 일반 요구르트

보다 약 5배 정도 맛있었는데, 우리 집은 일주일에 한번 밖에 먹을 수 없었다. 그랬다. 일주일에 세 번 받아먹는 사람들보다 ‘약간’ 불행한 것이었다..











 
2. 캄보디아 – 바이욘 사원에서 바이욘 얼굴 찾기


  





캄보디아의 씨엠립은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앙코르와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앙코르 사원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 씨엠

립 일대 전체가앙코르 사원군을 이루고 있다. 수백년에 걸쳐 이루어진 수많은 사원들 가운데서 가장 유명한 것이 앙코르와트인 것이고,

그 다음으로 유명한 것이 앙코르 톰(Tomb) 내부에 있는 바이욘 사원일 것이다.

바이욘 사원에 들어서면 참으로 분위기가 신비한데, 관세음보살의 신성한 네 개의 얼굴이 사방으로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모습 때문이다. 이 사원 안에는

사방을 주시하는 얼굴을 새겨놓은 탑이 54개가 있고 54 x 4 =216, 총 216개의 경이로운 얼굴 조각이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셈이다.

이 얼굴들은 자야바르만 7세가 평화롭게 명상을 하고 있을 때의 얼굴을 본 따 조각한 것이라고 하는데, 결국 따지고 보면 지금 캄보디아 민족들의 조상의

모습 그대로 인 셈이니 현재의 캄보디아 인들과 생김새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바이욘 사원을 방문한 후 캄보디아의 곳곳

을 돌아다니다 보면, 바이욘과 빼 닮은 얼굴을 한 그들의 후손들을 만날 수 있다.

캄보디아에서 바이욘 얼굴과 닮은 사람을 찾는 것도 소소한 재미 중 하나이다.













3. 요르단 - 와디무사에서 인디아나존스 보기



  






이것은 나름 꽤나 알려진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페트라로 유명한 요르단의 작은 마을 와디무사의 숙소들에는 거실에 인디애나존스3 의 dvd를 구비해 놓

은 곳들이 많다.  언제든 마음대로 틀어서 감상할 수가 있는데, 이는 페트라가 인디아나존스3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이유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인디아나존스3 는 정말 명작이라고 생각하는데, 리버피닉스 (존스박사 아역) 의 등장부터 해리슨포드의 존스 박사와 시니어 숀코네리,

그리고 가슴을 울리는 그 유명한 ‘빠바바빰 빠바밤 빠바바빰 빠바바바밤~’ 하는 BGM까지..

 이 훌륭한 영화를 페트라를 방문하기 직전 숙소에 구비되어진 DVD로 복습을 해 준 후에 페트라를 방문한다면, 마치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된 느낌으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즐겁게 이곳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4. 모로코 - 세프샤우엔에서 파란옷 입고 돌아다니기


  




모로코의 파란 마을 셰프샤우엔. 마을 전체가 파란 마법에 걸린 듯 온통 파란색인 이 곳. 정말 집의 벽들은 물론이거니와

택시, 놀이터의 평행봉, 쓰레기를 담는 포대자루까지 모두 파란색이다.

그렇다면 이 파란 마법에 걸린 셰프샤우엔에서 해봐야 할 사소한 일은? 파란 마을에 왔으니 파란 옷을 입고 마을을 활보해 보는 거다. 그러다 조금 더 감

정 이입을 해서 자신만의 동화 속으로 푹 빠져 보는 것도 괜찮다. 이 작은 마을은 그렇게 위험한 곳이 아니기에, 두다리로 마음껏 마을을 누비고 다녀보자.

그렇게 베일에 쌓인 마녀조차 알지 못한 신비의 힘으로 마법에 걸린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5. 캄보디아 – 달러 찾기


  






캄보디아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ATM에서 달러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사실, 혹시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시티은행을 비롯하여 요즘

많은 여행자들이 애용하는 국제 현금카드나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신용카드의 현금 서비스를 이용해 ATM 기에서 돈을 찾을 때, 그날의 달러 환율이 적용

되어 그 나라의 통화 화폐로 인출된다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예컨대 중국에서는 위엔화로, 유럽의 어떤 나라에서는 유로화로, 일본에

서는 엔화로 바로 바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경우, 그 나라를 벗어나게 되면 인출했던 돈은 손해를 보고 재환전 할 수 밖에 없어 아쉽기도 하다.

캄보디아는 공식적으로 자신들의 화폐 단위인 리엘과 미국 달러를 함께 사용한다. 달러를 리엘로 바꿀 경우 4000리엘보다 조금 더 많이 받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가게나 음식점 등에서 달러로 바로 지불하여도 1$ = 4000 리엘이라는 관습법이 적용되어 사용이 된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ATM에서 돈을

찾으면 미국 달러로 나온다는 사실. 앞서 언급한대로 미국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에 유일하다.(괌 등 미국령 제외)

조금은 신기하다. 캄보디아에서 미국 돈이 찾아지다니? 더구나 아직 다른 나라를 여행할 일정이 많이 남아 있다면 캄보디아에서 찾은 달러는 어느 정도

환율에서 이익을 보게 될 확률이 높다. 각국의 환전소의 경우 달러를 비싸게 사는 곳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계 어디든 달러만큼 유용한 돈은 없다.














6. 이탈리아 – 피사에서 사탑 받치기 & 사탑 밀치기



  






이것은 아주 유명하다. 하지만 빠지면 섭하다.

어찌 보면 이 글의 제목에 가장 부합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것은 정말 이곳에서 ‘꼭 해봐야 할’ ‘사소한 일’ 이기 때문이다.

피사에 발을 디디고 사탑을 마주하게 된다면 아마 저절로 몸이 반응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이 사소한 일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 사탑을 구할지, 아니면 악당이 될지는 여러분의 몫이다. 피사의 사탑과 사진 찍기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자.


관련포스팅 : '찍는 재미' 있는 곳, 피사(PISA)













7. 태국 – 방콕에서 방콕하기


  
 
 


정말 해보고 싶었다. 방콕에서 방콕하기. 더구나 이것은 한국인만이 해볼 수 있는 사소한 일임에는 분명하다. ( 또 누가 이 말뜻을 이해할 수 있으랴! )

방콕에서 방콕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는 역시나 카오산 로드에 밀집해 있는 가장 저렴한 숙소이다. 카오산 로드에 도착해 한 바퀴 탐문한 결과

가장 이상적인 공간을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저렴한 비용의 숙박이 주된 목적이었고 방콕하기는 옵션이다.)

침대 하나로 꽉 차버린 공간. 제대로 된 창문 따위는 없다. 무더운 방콕의 날씨를 식혀줄 수 있는 것이라곤 천정에 매달린 채 위태롭게 돌고 있는 팬(fan).

하지만 저렴한 가격과 (하루 150B) 함께 방콕을 위한 최적공간이라는데 만족.

방콕에서 방콕하자. 하루 종일 방콕 시내를 활보한 후 밤을 불태우는 카오산 로드까지 즐기고 나면 방콕에서의 방콕이 꿀맛처럼 느껴질 것이다.

 











8. 루마니아 - 서푼짜 마을의 즐거운 묘지에서 즐겁게 웃어보기

 
  
 
 
 
 

즐거운 묘지. 역설적인 이름을 가진 이 곳은 지금도 루마니아 써푼차 마을 사람들이 묻히고 있는 묘지이지만 여느 묘지와는 다르다.

알록달록 명랑한 느낌을 내뿜는 색깔들로 칠해진 묘비와 묘비에 그려진 그림들은 이곳이 왜 ‘즐거운’ 묘지인지 알게 해 준다.

죽은 사람들이 묻힌 묘지. 그런곳에서 마음껏 웃을 수 있을 수 있을꺼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즐거운 묘지는 세계의 그 어느곳보다 유쾌한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죽음의 슬픔을 웃음과 해학으로 승화시킨 서푼짜 마을 사람들이 존경스러운 이유다.

혹 즐거운 묘지를 방문한다면 이곳에서 누구보다 크게 웃어보자.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서 어떤 고난과 역경을 만나더라도 서푼짜 마을 사람들과

그곳의 즐거운 묘지를 떠올리며 이겨낼 수 있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즐거운 묘지에 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포스팅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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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아직 못해봤지만, 그곳에 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사소한 일들이 있다. 지금 생각나는 것으로는 인도에 가서 사이다 마시기.( 대한민국 국민이라

면 한번쯤 들어봤을 인도 인도 인도 사이다. 사이다 사이다 오 땡큐…송song의 그 사이다.) 과연 있을까? 꼭 찾아서 마시고 말테다. 

 

그리고 북유럽의 핀란드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자기 전에 자일리톨 한 톨을 씹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