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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09'TheGreater Mekong

지구상 최후의 그림문자, 동빠.

 

 

 


처음엔 그냥 낙서인 줄 알았다.

새, 꼬치, 알 수 없는 그림들……

 

 


 

 

 

 

 

하지만 리장고성 내, 그리고 쑤허구짠에도

모든 상점의 간판과 공공 표지판에는 중국어와 함께 이런 낙서들이 그려져 있었다.

 

나는 뒤늦게 눈치를 챘다.

이 요상한 그림들이 지구상 최후의 그림문자이자 상형문자인 '동빠문자' 라는것을.

 

 

 

 

과거에는 상형문자들이 많았다. 사실 한자도 처음에는 상형자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발전을 한 것이고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도 우리에겐 너무나 유명하다.

하지만 수천년이 지난 현재, 지구상에서 아직도 쓰이고 있는 상형문자는 리장 나시족이 사용하는 동빠문자가 유일하다.

지구상 최후의 ‘살아있는’  상형문자, 그림문자이다.

위의 중국어와 그림문자를 비교해보자. 대충 이해가 될까……?

첫글짜 ‘四’ 는 4개니깐 작대기 4개….그리고 다른 것은 그림만 있으면 정말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

 

 

 

 

<혼자서 난간에 기대지 마시오>

 

뭔가 사람이 둘은 되고 하나는 안 된다는 뜻 같긴 하다.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

 

풀을 사랑해 달라는 말이니깐, 풀과 화초의 그림이 보이는 듯 하다.

 

 

 

<오르는 다리>

 

이건 뭔가요…뱀인지 다리인지

과연 나시족들은 모두 이해하고 있을까?

 

 

 

 

<화장실>

 

다른 건 몰라도, 저기 저 어정쩡한 자세, 화장실 100 프롬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원래 동빠문자같은 그림문자는 문자를 읽는 방식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문자(그림)에 하나의 사물 또는 상징, 사건의 뜻을 가지고 있지만

고정된 읽는 규칙이 없어 같은 문자를 보고도 다르게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한다.

 

 

 

 

 

<미니 밴 정류소>

 

 

 

 

특히 리장 고성 안에는 상점, 표지판 어느 한곳 하나 동빠 문자가 빠져 있는 곳이 없다.

동빠 문자는 2200글자 이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문자가 주로 종교적 경서를 쓰는데 이용되었다고 하니 ‘그림’ 문자라는 희소성을 떠나

그냥 일반적인 하나의 문자로서 지금껏 기능해 왔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팡궈위 고거>

 

 

 

 

<차이나 유니콤> – 한국의 **텔레콤 같은 이동통신 회사이다.

 

 

 

<우체국>

 

중국의 다른 지방에서 흔히 보던 간판들의 모습이 새롭다.

리장의 고풍스러움을 따른 나무 간판, 그리고 역시 빠질 수 없는 동빠문자.

이 정도면 읽을 수 있을까?

 

 

 

 

<차를 파는 차관>

 

주전자가 보인다.

 

 

<젓가락 판매점>

 

젓가락~ !

그리고 그림들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점포를 뜻하는 ‘店’ 이라는 글자는 동일한 집 모양 그림이 그려져 있다.

리장 고성내 간판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글자이기도 하다.

 

 

 

<말린 야크 고기 판매점>

 

이게 가장 재미있는 듯하다.

물론 나만의 해석이긴 하지만.

세번째 글자에 귀엽게 생긴 야크.

네번쨰는 야크 고기덩어리.

다섯번째에 고기를 말리니 저렇게 되었다…?

 

 

 

 

 

<화장실>

 

그 흔한 화장실 간판 하나도 그냥 넘기기 아쉬운 곳이라면

아마 최고의 여행지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리장에서 만난 <신용문 객잔>

 

 

 

 

<여행자 정보 센터>

 

낯선 길 위를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이 여행자이지만

그 길 위에서 누구보다 즐거운 것도 여행자이다.

첫 글자에 보이는 여행자의 발걸음이 누구보다 즐거워 보이는 것은 나 뿐일까…?

 

 

 

 

 

 

동빠 문자는 현재진행형이다.

현대에 새로 생겨난 개념들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커피나 차는 2번그림처럼, 무선 인터넷은 3번 그림처럼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야, 우리 오늘 야크 카페에 가서 커피한잔 하면서 무선 인터넷으로 네이트온이나 할까?’

를 표현하는 것도 헛된 상상만은 아닐 듯하다.

 

 

지구상 최후의 그림문자 동빠, 그 아름다운 기억의 문자가 언제까지나 계속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