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에 대한 모든 것/09'TheGreater Mekong

라오스 아이들의 즐거운 장기자랑 시간. 라오스, 메콩의 빛나는 루앙프라방은 작은 도시다. 작열하는 여름의 태양을 머리로 고스란히 맞으며 시내를 돌아다니다 문득 왕궁 근처의 거리에서 떠들석함을 느꼈다. 음악과 노랫소리가 어렴풋히 들려오고, 간간히 터져나오는 환호성으로 이 열기가 멀리 나에게까지 전달되고 있었다. 여행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어떤 흥미거리가 있을까 한숨에 달려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음악소리와 환호성이 나는 장소는 바로 학교였다. 뒤로는 하얀색의 식민지풍의 학교 건물이 서 있었고 그 앞으로 앞뜰에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 수십명이 모여있었다. 아마도 장기자랑 시간인듯 보였는데, 사회자가 확성기를 대고 무언가 소개를 하자 아이들이 만든 원안으로 어떤 남자아이가 들어오더니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한가지.. 더보기
루앙프라방의 랜드마크, 푸시(Phu Si) 의 환상적인 전망 메콩강과 칸강을 끼고 형성된 이 오래된 도시는 너무나 비옥한 땅을 가지고 있다. 라오스는 산지가 전 국토의 70% 이상을 차지 하고 있는 나라이지만, 이 루앙프라방에서만큼은 이야기가 다르다. 이러한 축복받은 자연 조건 때문에 루앙프라방은 일찍이수도로서 발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평지로 둘러쌓인 이 루앙프라방에서, 혼자 우뚝 솓은 한 봉우리가 있으니, 바로 푸시 (Phu Si) 다. 산이라고 하기엔 무언가가 겸연쩍고, 그렇다고 그저 언덕이라 하기에는 아쉬운 이 곳은 해발 100m 쯤 되는 루앙프라방의 랜드마크다. 산이 없는 루앙프라방에서 푸시는 그야말로 한눈에 확 들어온다. 더구나 여행자들의 볼거리가 모여있는 구시가지의 한복판에 떡하니 솟아있기 때문에 지나칠래야 지나칠 수 없다. 푸시 입구의 바로.. 더보기
루앙프라방에 핀 화려한 '생명의 나무' 메콩의 빛나는 보석,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루앙프라방에 존재하는 수많은 불교 사원들 가운데서 가장 화려한 곳, 그리고 여행자들의 가슴을 가장 두근거리게 할 수 있는 곳 한곳을 꼽으라면 바로 왓 씨앙통(Wat Xieng Thong) 이다. 메콩강과 칸강이 만나서 형성된 반도에 위치한 이곳은 정말 루앙프라방 사원중의 백미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는 루앙프라방의 강남(?) 이라 일컫고 싶은 매력적인 지점에 위치한 점에 있는 것도 너무나 마음에 든다. 사원에서 1분만 걸으면 바로 메콩강을 볼 수 있고, 괜찮은 카페나 레스토랑을 찾아 멋진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핫 플레이스(hot place) 이기도 하다. 이 멋진 사원 왓 씨앙통으로 들어서는 입구에서 우스꽝스러운 자세를 한 금빛 형상이 낯선 이방인.. 더보기
라오스인들이 망자를 기억하는 방법. 메콩의 빛나는 루앙프라방. 이 매력적이고 작은 마을을 아침일찍 일어나 돌아다녀보면, 아무 이유없이 즐겁다. 맑은 공기로 가득찬 푸른 하늘아래 느긋함을 만끽하면 내가 신선인지 신선이 나인지 헛갈릴 정도다. 루앙프라방에는 수많은 불교 사원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는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몇몇 곳들도 있지만 가이드북에조차 언급하지 않는 그냥 '동네사원' 들도 많다. 물론 이 동네 사원들에도 붉은 승려복을 입은 승려들이 경건하게 아침을 맞고 정성을 다해 부처님을 모시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이른 아침 루앙프라방 시내의 한 동네 사원에 들렀다. 라오스 아주머니 한분이 아침부터 법당을 청소하느라 분주했다.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 현대식 외관을 가진 법당의 벽에는 이런저런 부처님의 모습을 담은 그림들이 걸려 있.. 더보기
라오스에서 만난 우산 쓴 불상. 라오스 전역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특히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라오스의 상징’ 중 하나는 주황색의 승려복을 입고 우산을 쓴 채 걸어가는 승려들이다. 루앙프라방의 어느곳에서나 쉽게 우산으로 뜨거운 태양을 가린 채 진리를 향해 걸어가는 승려를 볼 수 있을 것이고, 길거리 의 기념품가게에서는 이러한 승려들을 조각상의 모습으로 혹은 티셔츠 속의 그림으로, 야시장에서는 라오스 커피빈의 겉포장지에 그려진 그림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라오스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를 단 하나의 그림으로 떠올릴 때, 라오스와 루앙프라방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동일 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할 수 있다. < 이것은 루앙프라방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주황색 승려복의 승.. 더보기
루앙프라방을 수놓는 라오스의 '붉은 열정' 메콩의 빛나는 보석과도 같은 오래된 옛 수도 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의 매력은 정말 손가락 열개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메콩강, 아름다운 사원들, 값싸고 맛있는 먹거리들... 그러나 외국인 여행자들의 눈을 한번에 사로잡는 것 한가지만 꼽으라면 이 아름다운 루앙프라방의 거리를 수놓는 까까머리를 한 햇병아리 수도승들 이다. 황갈색, 혹은 조금 더 진한 주황색의 승려복을 걸친 채 공양을 드리는 어린 승려들의 모습은 푸르른 루앙프라방의 자연과 대비를 이루며 그야말로 살아있는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다. 뜨거운 라오스의 여름 햇살 아래, 저마다 우산으로 햇볕을 가리고 지나치는 이들의 붉은 행렬은 라오스의 '붉은 열정' 이다. 라오스 남자들은 정식 승려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일생에 한번 이상은 한달 혹은 그 이상의.. 더보기
윈난이 인류학의 보물창고인 이유 * 중국과 소수민족, 그리고 윈난이 가지는 의미 중국의 민족은 크게 한족과 그 밖의 소수민족으로 나뉜다. 중국 전체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족을 제외하면, 중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정리한 바 에 따르면 55개의 소수민족이 남는다.(그러나 이것은 중국 정부의 구분이다. 정말 어디 산골짜기로 들어가면 알지 못하는 소수민족들이 더 있을지도, 혹 은 중국 정부는 같은 민족으로 구분했으니 정작 자신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중국은 넓고, 우리는 그것을 다 알지 못한다.) 2005년에 조사된 소수민족들의 인구와 2008년 재조사 된 한족의 인구 현황을 살펴보면 대충 감이 온다. 한족이 90%, 나머지를 합쳐 10% 이라 생각하면 .. 더보기
쌈밥을 떠올리게 하는 라오스 국민음식, 랍(Rap) 중국 윈난에서 국경을 거쳐 라오슬의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버스는 루앙남타의 한 길거리에 잠시 정차를 한다. 아마 이때쯤이면 시계의 바늘은 오전 11시 에서 정오 사이를 가리키고 있을 터. 버스는 점심 식사를 위해 멈추어 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스와 커낵션이 되어 있는 근처의 중국 식당으로 향 한다. 사실 이 한가한 마을의 길거리에는 그다지 많은 선택이 있지는 않지만 , 그렇다고 굳이 그 행렬에 함께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대부분은, 특히나 라 오스가 처음 밟아보는 낯선 땅이라면, 더구나 혼자 여행을 하고 있다면 십중팔구는 그 행렬에 동참하게 된다. 나 역시 그럴 뻔 했다. 하지만…. 버스 안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이 친구들. 6명의 일행은 모두 중국 광저우 사범대학교에서 유학 중인 학생이다. 4..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거? 라오스의 자존심 비어라오(Beerlao). 여행자들은 자신이 여행하는 어떤 나라들을 인식할 때, 대부분은 하나의 ‘이미지(Image)’ 로 인식하게 된다.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이 완전하지 못한 것이 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접한 모든 정보들을 무한대로 기억할 수 없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들을 기억하고자 - 특히 그것이 잊고 싶지 않은 아름다운 기억이라면- 그것들을 하나의 이미지로 묶어 기억하는 것이다. 특히 이런 이미지화를 통한 기억법은 여행과는 아주 궁합이 잘 맞아 떨어진다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여행은 이전에 가보지 않았던 낯선 곳을 대상으로 하기 마련이고,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경치와 문화적 풍경들은 자신이 수 십년간 몸담아온 문화 생활권과 큰 대비를 이루는 동시에 공통점도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것들을 잘 조.. 더보기
중국-라오스 국경 넘기, 정말 어려울까? 국경 넘기는 전세계 여행자들에게 있어 하나의 ‘로망’ 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떠들석한 밤을 보내는 것도, 유명한 관광지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것 도 여행의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임에는 분명하지만, 지금 내가 진짜 여행을 하고 있구나…하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단 한 순간만을 꼽으라면 덜컹대는 기차간이나 버스의 좁은 좌석에 몸을 의지한 채 새로운 나라의 땅을 밟으려 하는 그 국경 넘기의 찰나일 것이다. 국경 넘기는 특히 한국인들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우리는 한국땅에서 살면서 단 한번도 국경을 경험해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나머지 한군데 있는 육지마저 국경이라 할 수 없는 거대한 휴전선이라는 벽으로 막혀 있으니 지금의 한국은 섬이나 다름이 .. 더보기
윈난 징홍의 3대 맛집을 소개합니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제법 이름이 난 여행지라면 으레 이름난 맛집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여행자의 입소문을 타고 하나둘 발걸음을 모으던 집들이 혹여나 여행책에 소개가 되기라도 한다면 그날로 그곳은 그 도시의 여행자 집합소가 된다. 시솽반나는 윈난지역 가운데서도 가장 윈난다운 곳이다. 수많은 소수민족들이 존재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뽐내는 곳이기 때문에 배낭여행자들 사이 에서 매력적인 여행지로 명성이 높지만 그에반해 떨어지는 접근성과 아직 ‘오지’ 라는 인식이 남아있는 탓에 여행지로서의 난이도는 중(中) 이상, 상(上) 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말하는 난이도란 여행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여행지에 관해 느끼는 어려움을 표현하는 것이다.이에 관해서는 조만 간 포스팅을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 더보기
중국 속의 작은 태국, 시솽반나. #1. 시솽반나 분명 우리나라 말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발음부터가 너무 생소하다. 시솽반나는 중국의 윈난성의 남쪽 끝자락, 미얀마와 라오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다이족의 자치 지역이다. 위키백과에 나와있는 시솽반나의 설명을 조금 빌려오자면 아래와 같다. 시솽반나 다이족 자치주(타이루어: sípsɔ́ngpǎnnǎ, 타이어: สิบสองปันนา, 중국어 간체: 西双版納傣族自治州, 병음: Xīshuāngbǎnnà dǎizú Zìzhìzhōu, 아카어: Siˇsawˇpaˆna, 하니어: Xisual banaq)는 윈난 성최남단에 위치한 다이족 자치지역이다. (몇몇 글자들은 깨어진 상태로 컴퓨터상에 제대로 표시조차 되지 않는다.;;) (이미지=위키백과) 시솽반나 지역은 주도인 징홍을 중심으로 여러 작은 마을들.. 더보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준비되는 화려한 죽음 . 위엔양(元陽). 이곳엔 하늬족의 계단식 논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위엔양은 도시 자체가 산 위에 세워져 있다. 마을은 산을 타고 층층이 이루어져 있는데, 도시의 꼭대 기부터 가장 낮은 곳에 이르기까지 길은 하나뿐이며, 경사진 언덕과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그 하나뿐인 계단 길의 높은 곳에 묵게 되었는데, 계단 식 논을 다 보고 여유가 생기자 하루는 이 마을을 걸어서 돌아다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무래도 높은 곳에서 시작을 하다 보니 더 위로는 볼거리가 더 있을 거 같지는 않다는 어렴풋한 느낌과, 또 올라가는 것보다는 내려가는 것이 훨씬 더 가벼운 발걸음이기에 필연적으로 아래로 향하는 길을 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마을의 아래에서, 정말 뜻밖의 광경을 마주하게 되었다. 계단 아래로 계속 내려가.. 더보기
하늬족의 무한도전이 만들어 낸 감동. #1. 비몽사몽, 감동으로 향하는 길 내 머릿속이, 지금 내가 내 눈에 보이는 풍경들이 마치 저 사진과 같았다. 무엇을 보고 있는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새벽 4시. 알람소리에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옥상에 위치한 구석방에서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던 것이 이제서야 조금씩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어제 만났던 삼륜차를 운전하는 야오족 아줌마에게 5시에 일출을 보기 위해 두어이슈로 간다고 말을 했었다. 이번엔 나 혼자가 아니라 어제 우연히 돌아오는 길에 만났던 엘레이나와 함께다. 그녀는 조금 떨어진 다른 숙소에 묵고 있어 야오족 아줌마가 나를 먼저 깨운 후 그녀를 데리러 가기로 되어 있었다. ‘ 똑똑똑’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둠 속에서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는 너무.. 더보기
[중국 윈난 여행] 어둠과 함께 살아나는 도시, 웬양. - 여행중에도 야식은 계속 되어야 한다. - 웬양에도 어스름이 조금씩 내리고, 어둠이 찾아오려 한다. 산 중턱, 하늘과 가까운 이 곳 웬양의 어둠은 어떤 느낌일까? 어둠이 깔리고 티텐이 모습을 감추고도 여전히 이곳은 매력적일까? 나는 웬양에서 처음 맞는 어둠에 많은 것이 궁금해졌다. 배낭 여행의 일과를 크게 나두면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오전, 그리고 오후. 해가 지기 전과 해가 지고 난 뒤. 해가 지기 전 오전에는 주로 박물관이나 명승지, 유적지 등을 둘러본다. 당연하다. 이곳들은 대부분 5시가 지나고 해가 지기전에 문을 닫기 때문이다. 그러면 해가 지고 박물관과 문화 유적들이 문을 걸어잠그고 나면 그 날의 여행은 끝인가? 아니, 이때부터 그 날 여행의 제 2부의 막이 오른다. 해가 지고 난 뒤 .. 더보기
웬양에 온 이유, 인간이 자연을 마주하였을 때. 웬양에 온 이유, 인간이 자연을 마주하였을 때. 내가 웬양에 온 단 한가지 이유. 그 이유를 마주하기 위해 털털대는 삼륜차에 몸을 실었다. 잘 포장된 도로를 달려도 엉덩이가 불안한 삼륜차인데, 비포장의 산길을 털털대며 수십분을 달리니 뒷자석에 앉은 내 엉덩이가 남아나질 않는다. 내가 짐을 푼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삼륜차로 30분 정도가 걸린다. 삼륜차를 타고 달리는 도중 만나는 창밖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아이들은 그 어느 곳보다 순수해보였고, 하늘은 그 어느 지방보다 높고 푸르렀으며, 그 아래 녹아있는 공기는 내 코가 기억하는 한은 가장 맑은 것이었다. 위엔양의 여름 태양은 푸른 하늘 속에서 그 어느 보석보다 밝게 빛나고 있었다. 울퉁불퉁 비포장 도로를 달리다 삼륜차가 가끔씩 깜짝깜짝 정차를 반.. 더보기
위엔양 가는길, 형형색색의 소수민족을 만나다. 여행 11일째 – 위엔양 가는길, 형형색색의 소수민족을 만나다. 따리에서 쿤밍으로 돌아오는 야간 침대 열차 안. 이미 중국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구형 열차다. 에어컨 대신 천정에 매달린 것은 360도를 위태롭게 회전하는 낡은 선풍기고, 창문을 열지 못하게 고정되어 있는 신형 열차와는 달리 창문을 위아래로 여닫을 수 있다. 문득 2005년의 첫 중국 여행이 생각 났다.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창문밖으로 아무 거리낌 없이 버려지는 쓰레기들. 맥주병을 깨뜨린 후 그냥 창 밖으로 던져대던 중국인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불과 몇년사이에 그런 광경은 사라져 버렸다. 해바라기씨를 까먹고 기차바닥에 그대로 버려 중국인들이 앉았던 자리마다 마치 응가 라도 한덩이 해놓은 것처럼 가지런히 수북 쌓여 있던 해바라.. 더보기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좋은 중국의 푸얼차(茶) , 윈난에서 100배 즐기기 . #1. 차(茶) 중의 으뜸, 푸얼차. 차(茶) 의 기원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많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기원이 중국이라는 점이다. 춘추전국시대에 나타난 세계 최초의 약물학 서적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과 당대의 육우가 쓴 '다경(茶經)'을 보면 차의 역사를 알 수 있는데, 공통적으로 최소한 기원전 수백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중국의 차 중에서 으뜸가는 지역을 꼽자면 단연 윈난이다. 누구나 한번쯤 푸얼, 혹은 보이라는 이름을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중국 발음으로 푸얼, 한자음으로 읽으면 보이차(普洱茶) 가 되는 이 차는 윈난의 푸얼이라는 작은 마을이 원산지이다. 푸얼이라는 이름도 지명에서 왔다. 푸얼은 지금도 찾아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오지에 속하는 곳에 .. 더보기
대리석 이름의 유래를 간직한 도시, 따리. 대리석이란 이름은 우리에게 전혀 생소한 것이 아니다. 대리석 바닥, 대리석 조각, 대리석 타일…. 개인적으로 대리석에 얽힌 가장 깊은 기억을 꼽자면 초등학교 시절 자연시간에 대리석에 묽은 염산을 떨어뜨렸을 때 일어나던 거품이었다. 당시 과학실은 일년에 한두번 갈까 말까한 금지된 공간이었는데, 어쩌다 과학실에 가게 되어 주번이 열쇠를 받아들고 과학실로 우르르 몰려가던 그 기억이 지금까지도 너무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십 수년이 지나, 이제서야 대리석에 대한 나의 가장 깊은 인상은 초등학교 자연 시간에 보았던 거품에서 다른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아, 물론 석회암의 변성암인 대리석에 산성 성분을 떨어뜨리면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거품이 일어나고 이것이 발열반응인지 흡열반응인지를 깨우쳐주었던, 고등학교때의 ..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농구장.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인 리장 고성을 두 다리로 걸어다니다 보면, 어느새 리장 고성에서 가장 높은 꼭대기로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 꼭대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농구장을 만나게 되었다. 감히 말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농구장 이라고…… 구름도 쉬어가는 푸른 산, 맑은 공기가 있는 곳. 옛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아름다운 기와집들로 둘러싸인 농구장. 그리고, 이곳에 그가 있었다. 리장 NO.1 , 리장 윤대협. 그리고 또 한 사람… 리장 서태웅. 이 곳,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농구장에서 이 둘의 대결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리장 윤대협, 오늘로 리장 내 No.1 자리는 끝이다.” “네 힘으론 무리다, 리장 서태웅.” “내가 아니다. 시애틀 이정환이 한다.” 말이.. 더보기
최악의 대지진을 이겨낸 세계 문화 유산, 리장고성. #1. 리장 고성 리장은 원래 윈난의 산골 중에서도 깊은 산골에 위치한, 그야말로 산골동네였다. 지리적으로 운귀고원과 티벳고원이 만나는 자리, 이 오래된 도시는 해발 2400m 에 위치해 있다. 귀가 먹먹하다. 운귀고원과 티벳고원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다는 것은 해발고도가 높다는 사실 이외에 한가지 더 다른 큰 영향을 미치는데, 그것은 바로 지진이다. 이런 지형적 특성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이곳은 지진이 잦은 곳인데, 최악의 지진은 1996년에 발생했다. 하지만 누군가 파괴는 또 다른 창조라 했던가. 이 지진은 이곳 리장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상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얼마 전 중국에서 발생했던 쓰촨성 대지진의 참혹한 모습이 아직도 눈 앞에 생생하게 그려진다. 아마 1996년의 리장 역시 그랬.. 더보기
중국 리장의 조금 특별한 화장실. 중국 윈난성의 은둔의 여행지 리장. 이곳은 중국의 가장 유명한 여행지 중 하나라는 말에 걸맞게 중국의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영어 표지판이나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랍고도 고맙고도 편리한 것은 리장고성내 곳곳에 공공화장실이 있으며, 무료인데다가 (중국은 베이징 등 대도시를 제외하고 아직도 화장실 입장료? 를 받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리장고성의 고풍스러움과 잘 어우러진 기와와 원목으로 지어져 있어 멋도 지니고 있으며, 무엇보다 깨끗하다. 아마 중국의 다른 곳을 여행하다 화장실을 들러본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면 리장의 화장실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리장고성내의 공공화장실. 지구상 최후의 그림문자인 동빠문자가 맨 위에, 중국어가 그 다음.. 더보기
지구상 최후의 그림문자, 동빠. 처음엔 그냥 낙서인 줄 알았다. 새, 꼬치, 알 수 없는 그림들…… 하지만 리장고성 내, 그리고 쑤허구짠에도 모든 상점의 간판과 공공 표지판에는 중국어와 함께 이런 낙서들이 그려져 있었다. 나는 뒤늦게 눈치를 챘다. 이 요상한 그림들이 지구상 최후의 그림문자이자 상형문자인 '동빠문자' 라는것을. 과거에는 상형문자들이 많았다. 사실 한자도 처음에는 상형자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발전을 한 것이고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도 우리에겐 너무나 유명하다. 하지만 수천년이 지난 현재, 지구상에서 아직도 쓰이고 있는 상형문자는 리장 나시족이 사용하는 동빠문자가 유일하다. 지구상 최후의 ‘살아있는’ 상형문자, 그림문자이다. 위의 중국어와 그림문자를 비교해보자. 대충 이해가 될까……? 첫글짜 ‘四’ 는 4개니깐 작대기 4개….. 더보기
리장, 차마고도의 발자취. 차마고도(茶馬古道). 차와 말을 거래하던 옛길. 윈난성에서 시작되는 이 길은 쓰촨과 티벳을 넘어 네팔과 인도까지 이어지던 교역로다. 윈난, 쓰촨의 차와 티벳의 말을 교역했다고 하여 차마고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실크로드보다 오래되었으며 험준한 산과 물을 수없이 건너는, 해발고도 4000m 이상의 험난한 길. 이렇게 수천 년을 이어져 온 옛 기억의 길은 이제는 중국의 서남부 개발과 함께 정말 기억 속으로 사라져 버린 길이 되었다. 내가 차마고도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05년의 가을이다. 당시에 학교에서 중국 신화에 대한 저작으로 꽤 알려진 김선자 선생님의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그 수업에서 차마 고도를 처음 접하게 되었으니 꽤나 오래 전의 일이다. 그 이후 2007년에 KBS에서 인사이트 아시아라는 이름으.. 더보기
리장은 어떤 곳일까. [여행 6일째 밤] 베이징을 떠나와 광저우로, 쿤밍으로. 그리고 이제 쿤밍을 떠나 세번째 목적지인 리장으로 향한다. 한국에는 생각보다 크게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지만 중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를 꼽으라면 리장은 항상 빠지지 않는 곳이다. 과연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일까. 사실 베이징에 있을때부터 중국인 친구들로부터 리장에 관한 이야기는 수없이 들어왔다. 그래서 리장으로 떠나는 지금, 조금은 기대가 크다. 침대버스에 발을 디디고 올라서니 이미 버스 안은 만원이다. 중국 대학생 무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친구들과 함께 리장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다. 방학 때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 그들은 들뜸과 흥분으로 떠들석했다. 침대버스는 오랜만이다. 2005년 중국 신장의 우루무치 – 이닝 구간.. 더보기
쿤밍, 윈난대학. (雲南大學) 슬로우시티 쿤밍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는 듯 했지만 어느새 이곳을 떠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여행에서는 항상 이러하다. 여행은 머뭄과 떠남의 반복이다. 그래서 때때로 떠남이 아쉽지만 새롭게 만날 그 어떤 곳을 생각하면 설렘이 그 자리를 금방 채운다. 쿤밍에서의 마지막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20여분을 달려, 쿤밍 시가지의 북쪽 어느 곳에 멈추었다. 버스에서 내려 얼마 발걸음을 옮기기도 전에, 길거리의 광고판에서 ‘아는 누나’ 를 만났다. 이 누나는 여기서 이러고 있을 분이 아닌데, 쿤밍의 병원 모델로 활동 중이셨다. 사실 중국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활동하고 있는 ‘아는 누나’ 들이 꽤 된다. . … ……… ……………… 내가 가려고 하는 목적지로 가는 길은 중국이라고 믿기에는 너무.. 더보기
중국 서남부의 비밀 프로젝트.......? 우연이었다. 쿤밍 시내에서 아무 버스나 올라타고, 시내를 돌다 보니 어느 순간 고층 빌딩 사이로 탁 트인 하늘이 보인다. 그리고 그 하늘을 가운데서 떡 가리고 우뚝 서있는 정체 모를 탑이 버스 창 밖으로 아른거렸다. 가이드북에도 저런 내용은 전혀 없었는데…… 새로 생긴 기념탑인가? 아니면 박물관? 버스는 의문의 탑에 점차 가까이 접근을 했고, 원래 계획엔 없었지만 나는 재빨리 버스에서 몸을 내렸다. 조금씩 다가간다. 푸른 나무들 사이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무엇일까 도대체. 정확히 몇층인지 구별조차 하기 힘든 모습. 얼핏보면 역사속의 거대한 목탑이 떠오를 것 같은, 그렇지만 포스트 모던한 외관. 가장 먼저 할수 있는 추측은 박물관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굳이 박물관을 저렇게 좁고 높게 지어.. 더보기
너희가 쿤밍을 아느냐. 쿤밍은 한마디로 표현하기엔 너무 어려운 곳이다. 대도시이면서도 시골같은 느긋함이 묻어있고, 발전을 향해 내달리는 현재를 보여주는 듯 높은 건물들을 마구 올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살아있는 민속촌 같은 풍경을 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음 목적지인 리장행 야간 침대버스표를 구입하고, 호텔을 나서 버스 정류장에 무거운 배낭을 맞기고 쿤밍 시내로 무작정 나왔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중국이라는 이름을 한족(漢族) 이라는 이름과 동일화하지는 말자. 윈난에 오면 중국이 그들의 세계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 ▲ 공사가 한창인 쿤밍의 거리. 쿤밍은 발전중이다. ▲ 쿤밍의 푸른 하늘 아래 중국 은행이 보인다. 도시의 풍격이란 무엇일까. 나는 이것이 사소한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섬세함에서 오.. 더보기
윈난, 궈차오미셴(过桥米线)。 윈난의 대표적인 특색요리인 궈차오미셴. 미셴(米线) 은 쌀로만든 선, 즉 쉽게 이야기하면 쌀국수를 뜻해. 이러한 미셴의 종류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맛이나 유명세나 그 중 으뜸은 쿤밍의 궈차오미셴(过桥米线)이야. 특히나 쿤밍에서는 궈차오미셴을 파는 가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틀간 쿤밍에 머물며 5끼를 각자 다른곳에서 궈차오미셴만 먹으며 비교해본 결과, 최고의 맛은 바로 이집이었어. 쿤밍역을 기점으로 남북으로 길게 뻗은 베이징루를 세블록쯤 지나 동팡동루쪽으로 우회전하면 나오는 집. 가계에 들어서기 전 입구의 매표소(?) 에서 먼저 음식주문과 계산을 끝내고 나서 자리로 돌아와 앉아서 기다리면 음식이 나와. 궈차오미셴 말고도 다른 음식들도 많지만, 미셴을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더라구. 궈차오미셴은 옵션.. 더보기
쿤밍(昆明) 으로. 쿤밍으로. 두근, 그리고 다시 두근. 무자와 헤어지고나서 이제는다시 혼자다. 가슴이 뛴다. 긴장이 되지만 그보다 더 큰 기대감이 나를 감싼다. 광저우에서 산 20원짜리 싸구려 시계가 13시를 가리킬 때 쯔음. 요란한 굉음을 내며 긴 거리를 달릴 준비를 하고 있는 쿤밍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는 언제나 나에겐 그리움의 정서로 다가온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움을 싣고 달리는 것은 칙칙폭폭열차이지, 자동차나 비행기로는 그 느낌이 살지 않는다. 광저우를 떠나 윈난의 중심지인 쿤밍으로 가는 열차는 이렇게 꼬박 24시간을 달린다. 내가 탄 침대칸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며느리와 손자까지 한 가족이 탔다. 내가 광저우에 있으면서 머물렀던 화남사범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친다는 교수님 가족. 방학을 맞아 모든 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