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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09'TheGreater Mekong

중국 서남부의 비밀 프로젝트.......?

 

 

 

 


우연이었다.

쿤밍 시내에서 아무 버스나 올라타고, 시내를 돌다 보니 어느 순간 고층 빌딩 사이로 탁 트인 하늘이 보인다.

그리고 그 하늘을 가운데서 떡 가리고 우뚝 서있는 정체 모를 탑이 버스 창 밖으로 아른거렸다.

가이드북에도 저런 내용은 전혀 없었는데…… 새로 생긴 기념탑인가? 아니면 박물관?

버스는 의문의 탑에 점차 가까이 접근을 했고, 원래 계획엔 없었지만 나는 재빨리 버스에서 몸을 내렸다.

 

 

 

 

 

조금씩 다가간다.

푸른 나무들 사이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무엇일까 도대체.

정확히 몇층인지 구별조차 하기 힘든 모습.

얼핏보면 역사속의 거대한 목탑이 떠오를 것 같은, 그렇지만 포스트 모던한 외관.

가장 먼저 할수 있는 추측은 박물관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굳이 박물관을 저렇게 좁고 높게 지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난 10층이 넘는 박물관은 아직 본적이 없다.

 

 


  

 

 


가까이 다가가서 본 건물은 생각보다 더욱 크고 거대했다.

문자 그대로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었다.

그리고 몇층인지조차 모를 이 하늘높은 건물을 네 개의 거대한 기둥이 받치고 있었다.

그렇게 지상의 1층이 있어야 할 자리는 기둥과 함께 텅빈 공간으로 남아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게 되어 있고,

주차장도 지상 1층 그 공간의 뒷편에 마련되어 있었다.

 


 

 



탑의 뒷쪽으로는 네모난 ‘본관’ 의 느낌이 나는 건물이 있다.

무엇인지 확실하게 설명하긴 힘들지만 이건 ‘본관’ 같다는 느낌이 나게 하는 건물.

그리고 그 입구의 윗쪽에 붉은색 마크가 선명하게 보였다.

붉은색 마크 속에 달린 금색 별들.

한가지 확실해진 건 이것이 중국 정부 소속 건물이라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 셔터를 누르려는 찰나,

어디선가 한 무리의 공안들이 와서 사진을 찍지 말라며 저지를 했다.

그리고 주위를 보니 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 커다란 카메라를 어깨에 맨 방송국 관계자들도 보였다.

여긴 대체…… 누구냐 넌.

혹시 중국 정부의 비밀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연구기관인가?

변강사지 연구센터에서 동북공정을 진행해 왔던 것 처럼

이곳에서 아무도 모르는 역사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것은 아닐까?

중국이 진행하는 서남공정의 중심기지인가?

공안의 저지와 함께 많은 생각들이 순간 머리 속에 맴돌았다.

 


 

 

 



그러던 중 이런 표지판을 보았다.

오화구의 구청 기관?  역시 그냥 관공서였단 말인가.

그러나 일개 관공서치고는 외관이 너무 화려하다.

어느 누가 관공서를 저렇게 좁은 십 몇 층의 탑 형태로 올린단 말인가.

공간 활용도 너무나 비효율적이고, 또 아무리 생각해도 관료들의 머리에서 저런 생각이 나올 것 같진 않다.

 

 

 



 

 



의문은 한참 뒤에서야 풀렸다.

저 부분은 건물의 한쪽 옆면이었던 것이다.

실제로는 건물이 한쪽으로 넓은 형태로 생긴 것인데

나는 한쪽 면만 보고 좁은 정사각형 형태의 탑이라고 착각을 일으킨 것이다.

이로서 중국의 비밀 프로젝트에 관한 나의 과한 의문은 싱겁게 풀렸다.

하지만, 그걸 떠나서 탑이 아닌 저런 형태의 건물이라도 중국 서남쪽 끝자락의 한 조그마한 지구의 구청 건물이

저렇게나 화려하고 큰 규모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