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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09'TheGreater Mekong

너희가 쿤밍을 아느냐.

 

 

 

 

 

 

 

 

쿤밍은 한마디로 표현하기엔 너무 어려운 곳이다.

대도시이면서도 시골같은 느긋함이 묻어있고,

발전을 향해 내달리는 현재를 보여주는 듯 높은 건물들을 마구 올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살아있는 민속촌 같은 풍경을 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음 목적지인 리장행 야간 침대버스표를 구입하고,

호텔을 나서 버스 정류장에 무거운 배낭을 맞기고 쿤밍 시내로 무작정 나왔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중국이라는 이름을 한족(漢族) 이라는 이름과 동일화하지는 말자.

윈난에 오면 중국이 그들의 세계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 <쿤밍의 한 병원>

 

 

 

 

공사가 한창인 쿤밍의 거리. 쿤밍은 발전중이다.

 

 

 

 

▲ 쿤밍의 푸른 하늘 아래 중국 은행이 보인다.

 

 

 

 

 

 

 

도시의 풍격이란 무엇일까.

나는 이것이 사소한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섬세함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쓰레기통 하나, 길바닥의 보도블럭 하나가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할수도 있다.

 

쿤밍은 그런 섬세함이 살아있는 도시다.

거리마다 이정표 옆에 붙은 지도와 방향표시가 그러했고,

그냥 하네모난 얀건물에 녹색 십자마크를 붙여놓고 말 수도 있는 병원을

분위기있는 목조건물에 기와를 올리는 것이나

촌스러운 면도 있지만 동네 작은 공원에도 동상이며 볼거리를 세워놓는 것도

모두 쿤밍만이 가진 섬세함이며 이는 도시를 돋보이게 한다.

 

 

 

 

 

 

 

 

 

 

 

 

 

 

 

한참을 걸어 첫 목적지인 윈난성 박물관에 이르렀다.

여러개의 기둥이 바치고 있는 외관은 나름대로의 깔끔한 멋을 지녔다.

 

쿤밍의 윈난성 박물관은 성급 박물관 치고는 그다지 볼거리가 풍부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특별전으로 어떤 중국 여행가가 CCTV 방송국을 끼고 협찬을 받아 진행한

사하라를 건너는 프로젝트의 사진전을 열고 있어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었다.

 

카이로에서 아크라까지.

여행이라는 것은 언제나 아름답다.

자신에 대한 열정과 남에 대한 애틋함,

결국 여행을 통해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애정을 얻는다.

 

 

 

 

 

 

 

 

 

 

 

 

 

 

 

 

 

 

 

 

 

 

 

 

 

 

 

 

 

 

 

 

 

 

 

 

 

 

 

쿤밍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보행자 전용도로 정의루.

커다란 가로수들 사이로 늘어선 상점들.

정의루의 한 백화점에선 마이클 잭슨을 애도하고 있다.

 

정의루를 지나쳐

쿤밍의 재래시장이 나온다.

 

인구 100만을 조금 넘는 도시.

시장의 모습은 도시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어디나 활기차다.

쿤밍의 따가운 황금햇볕이 사람들의 머리위로 내려 앉기도 전에

이곳은 활기를 띈다.

 쿤밍재래시장은 전통복장을 한 소수민족들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저기 어지럽게 뻗은 좁은 골목사이로 길을 헤메기를 여러번.

역설적으로 이곳에서 길을 잃으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중국의 북쪽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각종 신기한 열대과일들이 시장을 수놓고 있다.

그밖에도 각종 먹거리와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시장이 있다.

화차오(花鳥)시장.

말그대로 이전에는 꽃과 새를 팔던 시장이다.

지금은 꽃과 새 이외에도 없는 것 빼고 다 판다.

 

길거리에서 양꼬치를 굽고 있는 위구르족 아저씨를 만났다.

생각해보니 아직 점심도 제대로 먹지 않았다.

위구르족이 굽는 양꼬치가 특별히 맛있다는고정관념을 가진 나는 주저없이 꼬치를 주문했다.

 

재래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길거리 음식을 양손에 들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마음대로 먹고 마시고 구경하고.

길거리를 걸으면서 먹고 마시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

아마 이것이 혼자하는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로운 매력일것이다.

 

이제 겨우 시작이지만 나는 이미 쿤밍에서 자유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