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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09'TheGreater Mekong

광저우 풍경.

 

무자랑 오후에 만나기로 했으니, 오전은 나혼자 광저우를 돌아보게 되었다.

마음껏 마음대로 돌아다날꺼야.

 

 

 

 

지하철 역에서 나를 먼저 맞이하는것은 역시나 왕라오지 광고판.

광저우를 대표하는 음료수, 량차.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음료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공식 파트너.

TV선전에서는 매운것 먹을떄 콜라보다 더 궁합이 잘 맞다는 광저우의 자랑.

 

하지만, 내 입맛엔 그저 대추차....

 

 

 

 

 

여긴 아침부터 분주해.

너도, 이제 늦잠 그만자고, 대신 밤에 좀 일찍 자라구...

 

 

 

 

 

 

오전 이른시간부터 어디를 갈까 고민을 많이 했어. 아직 광저우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지하철을 탈려고 밑으로 내려와 벤치에 앉아서 책을 보며 어딜갈까 망설이다가

옆에 있는 중국 대학생에게 물어봤지.

 

"저기, 죄송한데요..여기, 보통 젊은 사람들이 가장 많고 좋아하는 곳이 어디에요?"

 

물론 중국말로 물어봤어. 오해하지마.

 

한 두세군데 말을 해 줬는데, 일단 지하철로 내가 있는 화시에서 가장 가까운 티위시루로 정했어.

 

티위시루에 내리니, 정말 나름대로 세련된 거리가 눈에 들어왔어.

음식점, 까페, 레스토랑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젊은 열기로 가득한 곳.

 

 

 

 

 

광저우의 젊은 중심가 중 하나인 티위시루(体育西路)야.

지하철를 내리자 마자 지하 상점가에 비어드파파 매장이 보여 슈크림 하나로 허기를 채웠어.

중국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여튼 비어드파파 같은건 중국 다른곳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데..

아마 상하이에도 있겠지?

베이징에도 있을까...? (아마 있을듯.)

 

 

 

 

 

티위시루를 잠시 걷다가, 무자와 약속한 시간이 되어 약속 장소인 중산기념당으로 왔어.

미팅 포인트 '7' 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지.

 

 

 

 

 

무자가 생각보다 조금 늦어서, 혼자 중산 기념당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어.

난 어제 처음 가본 정문만 생각했었는데, 옆 다른 방향에 쪽문같은 작은 문들도 있더라구.

 

 

 

 

 

 

어느덧 해가 높아지고, 광저우의 열기가 다시 시작되려 하고 있었어.

저 빨래들마저 측은해지는 광저우의 열기.

정말이지 대단했어. 글쓰고 있는 지금도 더워지려 해...흑흑.

 

 

 

 

 

그런데 그렇게 쨍쨍하다가도, 갑자기, 정말 갑자기라는 단어는 이럴때 쓰는 것이지.

갑자기 억수같은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하는거야. 그런데 아무도 우산을 가지고 있진 않아.

 

말로만 듣던 남쪽의 '스콜' 이라는 것을 만났어. 열대성 소나기랄까.

한국에선 보기 드물 정도로 미친듯이 쏟아대는데,

사람들은 일상이라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지하철 출구 밑에서 기다리고 있을 뿐이야.

정말 걱정이 안되나..?

 

역시나 나같은 이방인의 기우(杞憂)에 불과했어. 중국 대륙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이곳 광저우도

열대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데, 그래서 하루에 두번이고 세번이고 자주 비가 내려.

미친듯이 내리다가도 길어야 30분 정도면 금방 그치지.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거의 우산을 들고 다니지 않아.

조금 기다리면 그칠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지.

물론, 한국 사람들은 금방 그칠 걸 알아도 우산을 가지고 다닐 것 같아.

우리가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 너도 잘 알잖아...(웃음)

 

 

 

 

 

 

역시나 비는 얼마 안가 그쳤고, 사람들은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지하철역 밖으로 나와

다시 제 갈 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어.

 

이게, 광저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