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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09'TheGreater Mekong

처음 만나는 광저우.

<여행 2일째 계속>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길거리로 나왔는데, 곳곳에 나처럼 늦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어.

밥을 먹고 있는 이 청년은 전형적인 중국인이긴 한데, 자세히 보면 꽤나 훈남이야 ㅎㅎ.

 

 

 

 

 

이제 밥을 먹었으니 슬슬 돌아다녀 봐야겠지?

 

무자가 날 가장 먼저 데리고 간 곳은 '중산기념당' 이야. 중산(中山). 중국에서 국부로 추앙받는 쑨원의 호.

내가 아는바에 의하면 쑨원은 혁명가이자, 정치인, 지식인인데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쑨원은 중국 대륙과 타이완 모두에서 국부로 추앙받고 있다는 사실이야.

중국과 타이완 모두에게서 추앙받는 인물은 많지않아. 두곳의 영웅상이 너무 다르기 때문인데,

당연히 중국에서는 사회주의 혁명영웅을 그 전형적인 모델로 삼고있고,

아마 타이완은 민족주의 계통을 그 전형으로 삼고 있을꺼야.(확실하진 않아요.^^:)

 

그런데 쑨원은 어느쪽으로 해석하든지 영웅이라니,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중국이나 타이완이나 중산로라는 이름의 길이나 중산대학 같은 칭호는 쉽게 찾아볼 수 있어.

그리고 결정적으로 타이베이에도 아주 유명한 중산기념당이 있지.

아마 굳이 우리나라의 인물과 비교하자면, 음...난 안중근 의사가 떠올라.

 남과 북에서 모두 추앙받는 거의 유일한 인물이니까.

 

 

 

 

 

 

쑤원의 동상 앞으로는 아름답게 잘 꾸며진 꽃밭이 있고,

동상 뒤로는 기념당이 있어. 기념당은 평소에는 내부 전체까지 잘 열려있지는 않고,

안에서 공연이 있을 때 비로소 큰 홀이 개방이 돼.

아, 중산기념당 건물은 공연 전시장으로도 사용되고 있어.

 

 

 

 

 

 

광저우 시민들과 화교들의 성금으로 지어졌다고 하니,

역시 광저우 사람들의 지역을 향한 애향심은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때떄로 너무 지나쳐서 다른 지역의 중국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기념당을 나와 길을 걷다가 드디어 나는 '광저우다운' 광경을 목격했어.

그냥 평범한 수산시장 아니냐고? 바닷가니깐 당연한거 아니냐고?

나도 처음엔 그런줄 알았지...

 

 

 

 

 

 

왔구나~

거북님이시다.

물론 광저우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줄 식재료야. 절대 애완용이 아니라고.

나는 신기함에 셔터를 마구 눌러대는데, 광저우 사람들의 눈엔 그런 내가 더 신기할 따름이겠지...

잘은 모르지만, 광저우에 머무르는 동안 무언가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될 것만 같은 복선같은 느낌이랄까..

일단은 거북님들을 뒤로하고 광저우 기차역으로 향했어.

빨리 다음 목적지로 가는 기차표를 미리 사 놓아야 하니깐 말이지.

 

 

 

 

 

 

이게 광저우 역이야. 벌써 저녁 6시네.

모든 중국의 기차역이 그렇지만,

모든 중국의 대도시의 기차역이 그렇지만,

 

광저우역도 정말,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어.

 정말 사람들의 행렬이 정신을 뺴 놓는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지.

 

 

 

 

 

 

저기~ 작게 보이는 점같은 것들이 모두 사람이야.

무자 말로는 오늘 이시간은 '아주' 한산한 편이래.

맞는 말 같기도 해.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광경을 뉴스를 통해 본적이 있는데 말야,

정말 난 전쟁 난 줄 알았다고.

이불이며 몸집보다 수배나 되는 보따리들을 지고

역앞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

내가 광저우 역에 도착했을땐 그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이 인파를 뚫고, 그리고 또 무자가 도와준 덕분에 내일 모레 쿤밍으로 가는 침대열차표를 구할 수 있었어.

이제 기차표도 구했으니 내일은 편하게 광저우를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아.

 

 

 

 

 

 

광저우에도 밤이 찾아왔어.

베이징이나 한국보다 남쪽에 있어서 그런지 여름인데도 해가 조금 빨리 지더라고....

아마 니가 있는 그곳은 아직도 해가 넘어가지 않았을꺼야.

 

어둠이 찾아오고, 광저우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주장(珠江) 으로 왔어.

광저우의 젖줄, 광저우 사람들이 사랑하는 곳이야.

 

 

 

 

 

강가이고 이미 해가 저물었는데도, 광저우의 열기는 좀처럼 식지를 않아.

덥다 정말...

 

 

 

 

 

강 위로 유람선도 지나가고,

하늘로 우뚝 솓은 빌딩숲들도 저마다의 밤의 색을 발하는 주강의 강변 공원.

경제적으로만 보자면 베이징보다도 더욱 발달되었다는, 중국의 현재를 볼 수 있는 곳이야.

더이상 그들은 '못사는' 나라는 아냐. 발전하고 있는 중이지.

그들도 인정해. 아직 자신들은 멀었다고. 하지만 발전하고 있다고.

 

 

 

 

 

주강의 야경은 아름다웠어.

밤 늦게 까지 빛을 발하는 광저우의 야경, 이것이 진짜 광저우의 모습일지 몰라.

중국인들은 광저우같은 대도시는 그냥 대도시일뿐, 여행지로서의 매력은 없다고 말했지만

나에겐 충분히 매력이 있는 곳인것 같아.

 

내가 생각하는 여행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되는 것인데

처음 오게 된 광저우는 하나하나 모든것이 새로운 걸. 그래서 즐거워. 내일도 기대중이야.

 

 

 

 

 

그리고,

광저우에서 밤을 빛내는 건 강변의 가로등만은 아니었어.

이 어딘가 모르게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광고.

 

수퍼쥬니어 M 이다. 슈주가 광저우의 어둠 한켠을 밝히고 있었어.

 

난 아이돌에 큰 관심이 없어서  슈퍼쥬니어 M이 한국에서 활동한 적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

원래의 슈주 멤버에다가 중국인 두어명을 객원멤버로 끼워서 중국에서만 활동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확실한 건, 중국에서의 한국 가수들 중 인지도가 높은건 거의가 SM 소속의 가수들이야.

 그중 탑은 슈퍼쥬니어고, 그 다음이 동방신기라고 생각해. 여기선 아직 빅뱅이나 2NE1 은 잘 몰라.

 SM이 중국 법인까지 세워가며 중국시장을 일찍 개척한 노력의 댓가랄까.

한경과 다른 중국인 멤버를 더한 슈주는 중국에서 꽤 인기가 많아. 펩시 콜라 선전도 하고 있잖아.

 

아, 저 슈퍼 쥬니어 가운데서도 중국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건 시원이야. 그건 확실하다고.

 

.

..

....

 

어쨌거나 너무 피곤하지만 알찬 하루였어. 아마 숙소로 돌아가면 바로 뻗을 것 같아.

너도 잘자,

라고 말하고 싶지만, 바쁘고 할일많고 잠도 잘 못자고 잘 못챙겨 먹는 널 생각하면

아직 자고 있을리는 없겠구나.

 

여튼, 잠시후에라도 잘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