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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China Story

[속보] 중국 베이징에 함박눈 펑펑

 

 

일요일.

오랜만에 달콤한 늦잠을 잤다. 하지만 잠보다 더 달콤한 현실이 밖에 기다리고 있었다.

자고 일어나 무심코 바라본 창 밖의 풍경은 흰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타국에서 만나는 함박눈. 이것 역시 Made in China 이지만, 한국에서 보던 그것과 다를 바 없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난생 처음 보는 베이징의 함박눈. 눈은 자신이 가진 순백의 색깔만큼이나 깨끗한 동심의 세계로 사람들을 돌려보내준다. 그 동안의 일상에 우린 너무

지쳤다. 오늘 하루만, 아니 잠시만이라도 다시 돌아가자.

 

 

 

 

 

 

 

 

 

 

 

 

 

 

 

 

 

 

 

 

 

 

 

 

 

 

 

 

 

 

 

 

 

내가 있는 곳이 비록 베이징의 중심은 아니지만, 적어도 베이징의 하늘은 모두 이 같은 새하얀 눈이 내리고 있을 것이고, 천안문의 기와지붕도,

냐오차오 (새둥지,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도 마찬가지로 흰색의 모자를 쓰고 있을 것이다. 그 곳으로 달려간다면 조금 더 멋진 사진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꽤나 멀기도 하고, 이 근처에서도 충분히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근처의 거리를 헤매기 시작했다. 우산도

없이 맨 머리로 흰 눈을 맞으며 말이다. 그리고는 일단 근처의 전매대학 (傳媒大學, 좐매이 따슈에 – 아나운서과 각종 방송 매체 관련 인력들을 전문적으

로 양성하는 대학. 전매는 전매청의 뜻이 아니라, 전하는 매체, 매스컴 등의 뜻이다.) 을 목적지로 정했다.

 

 

 

 

 

 

 

  

 

 

 

 

 

 

 

 

 

 

 

 

 

 

 

 

 

 

 

 

 

 

 

 

 

 

 

 

 

 

 

 

 

 

 

사실은 나도 몰랐다. 이 근처에서 이렇게 멋진 설경을 감상하게 될 줄을 말이다. 앙상한 나뭇가지들은 솜옷을 입은 것 마냥 따뜻해 보이고 (사실은 그

반대겠지만) 거리의 사람들도 추위를 잊은 듯 이 하루를 기념하는 사진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다. 사실 베이징의 겨울은 매우 추운 것으로 악명이 높지만

그렇다고 눈이 많이 오는 곳은 아니다. 베이징에서 눈을 본다는 것은 의외로 드문 일인 것이다. 그것도 12월도, 1월도 아닌 오늘 11월 1일에 말이다.

이제 막 10월의 마지막 날을 보냈을 뿐인데, 새로 맞은 11월이 가져다 준 선물은 의외로 너무나 대단한 것이었다.

 

 

 

 

 

 

 

 

 

 

 

 

잠시 동안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한껏 눈이 내리는 오늘 하루를 즐기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한 무리의 어린아이들을 만났다. 얼마나 즐거울까.

손에는 이미 저마다 눈뭉치를 들고서는 성큼 다가와버린 이 겨울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고 보니 이미 저 한쪽에 눈사람 하나를 완성시켜놓고

두번째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아무래도 이 추운 날씨에 혼자보단 둘이 좋겠지.

 

숙소에 돌아와 티비를 켜고서야 안 사실인데, 알고 보니 오늘 베이징의 기온은 영하 7도다.

어느새 겨울이 와 버렸다.




*p.s 속보라는 제목을 붙이기엔 조금 늦은 감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