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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China Story

[중국 베이징 여행] 만리장성에 울긋불긋 가을이 오면..



 

지난주 금요일, 학교에서 다른 유학생들과 함께 만리장성에 갈 기회가 있었다. 내 기억의 첫 만리장성은 2006년의 팔달령(八達嶺, 빠다링) 장성이지만,

이것이 아직까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아 있으니 꽤나 오랜만에 다시 장성을 찾는 셈이다. 더구나 이번에 가게 되는 장성은 가장 유명한 팔달령이 아닌

모전욕(慕田峪, 무텐위) 장성이다. 뭐야, 만리장성이 하나가 아니었어? 하는 분이 있다면 곰곰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

만리(萬里) 다. 실제로는 만리가 넘는 길이라고들 한다. 허베이의 바닷가 산해관에서 시작된 장성은 간쑤성의 사막 한가운데의 가욕관에서 끝을 맺는다.

이 긴 길이 가운데 위치한 모든 성벽이 장성이라 불릴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셈이다. 베이징에서 접근 가능한 장성만 해도 6-7 개 가량이 되는데, 그 중

팔달령이 가장 잘 알려져 압도적인 방문객을 자랑하고, 그밖에 100배 즐기기 같은 가이드북에 언급되는 곳이 사마대, 금산령, 모전욕 장성 등이다.

이런 책에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장성들도 있다.

 

팔달령에 비하면 그야말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에 모전욕 장성은 조금은 한가하다. 물론 나는 학교의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단체로 방문을 했었기

때문에 조금은 북적대는 느낌속에서 이곳에 발을 디뎠지만…. 모전욕은 장성 중 보존상태가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장성 매표소 입구를 들어서면서 그제서야 알게 된 새로운 사실 하나는 모전욕 장성이 단풍으로 아주 유명한 곳이라는 것이다. 베이징은 위치와

기후상 단풍이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데, 아마도 추운 날씨와 강한 바람 때문에 단풍이 채 들기도 전에 잎이 떨어져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을 해 본다. 이런 베이징에서 단풍으로 유명한 곳을 꼽자면 교외에 위치한 향산 (香山, 샹샨) 이 으뜸일 것이고, 이 곳 모전욕도 그 다음 손가락 정도

에는 꼽힐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장성을 만나기 위해 걸어가는 도중에 이미 울긋불긋한 모전욕의 가을이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그렇게 한 이삼십여분을 걸어 계단을 오르다 보니 드디어 성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만리장성이다.

만리장성을 쌓은 것은 익히 진시황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때 만리장성의 일부가 시작된 것일뿐, 장성의 모든 부분이 진시황에 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전국시대때부터 존재하던 성벽들을 진시황이 통일 후 보완하고 이어져 만리장성이 이루어진 것이지, 아무것도 없던 허허벌판에

떡하니 만리에 걸쳐 성벽을 만들었다는 생각도 또한 오해라 할 수 있다.

지금 남아있는 대부분의 만리장성들은 명대 때 새로 지어지거나 보수된 것들이다. 엄밀히 말하면 진시황과는 무관한, 명나라 장성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다고 할 수 있다.

 

 

 


 

 


 

 

 


 

 


 

 


 

 


 

 

 

 

 


 

 


 

 


 

 


 

 


 

 

 

 

 


 

 

 

울긋불긋 화려한 가을을 끼고 웅장하게 누운 만리장성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용(龍) 의 모습을 닮았다. 험준한 산맥을 따라 연결된 만리장성은

하나의 불가사의이고, 경이로운 문화이자 역사  그 자체이다. 그 웅장함과 경이로운 모습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자태를 만들어내기 위해 피와 땀과

목숨을 받쳤을 수백, 수천년 전의 민초들을 생각하면 이는 후세에까지 충분히 인정받아 마땅한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바야흐로 다가온 10월의 가을과 이에 어우러진 만리장성. 자연과 인공의 환상적인 조화앞에 다시한번 감탄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