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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09'TheGreater Mekong

루앙프라방의 랜드마크, 푸시(Phu Si) 의 환상적인 전망








메콩강과 칸강을 끼고 형성된 이 오래된 도시는 너무나 비옥한 땅을 가지고 있다. 라오스는 산지가 전 국토의 70% 이상을 차지

하고 있는 나라이지만, 이 루앙프라방에서만큼은 이야기가 다르다. 이러한 축복받은 자연 조건 때문에

루앙프라방은 일찍이수도로서 발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평지로 둘러쌓인 이 루앙프라방에서, 혼자 우뚝 솓은 한 봉우리가 있으니, 바로 푸시 (Phu Si) 다. 산이라고 하기엔 무언가가

겸연쩍고, 그렇다고 그저 언덕이라 하기에는 아쉬운 이 곳은 해발 100m 쯤 되는 루앙프라방의 랜드마크다.

산이 없는 루앙프라방에서 푸시는 그야말로 한눈에 확 들어온다. 더구나 여행자들의 볼거리가 모여있는 구시가지의 한복판에

떡하니 솟아있기 때문에 지나칠래야 지나칠 수 없다.  푸시 입구의 바로 맞은편, 걸어서 30초 거리에는 왕궁박물관이 있고, 

푸시 주변으로 어둠이 찾아오면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최고의 야시장이 펼쳐지기 때문에

이곳은 루앙프라방에 머무는동안 수도없이 지나쳐야 하는 곳이다.

  








      








해발 100m 라고 얕보지 마라. 꽤나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비로소 푸시의 정상에 이를 수 있다. 푸시를 오르는 것은 비단 여행자만

은 아니다. 루앙프라방의 현지인들도 즐겨찾는 곳이기 때문에, 오르는 중 많은 라오스인도 목격할 수 있었다.

계단 곳곳에는 앉아서 물건이나 먹거리를 팔고 있는 아주머니들을 만날 수 있는데, 먹거리를 팔던 한 아주머니는 무슨 안좋은 일이

있는지 아침부터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괜찮아요. 내일은 더 나을 테니깐.









     





푸시는 입장료가 원래는 8000 킾이다. 하지만 라오스는 외국인과 내국인에게 이중 가격을 적용하는데, 잘은 모르지만 여행지나

버스 표를 살 때는 전부 적용되는 것을 확인했다. 기본적으로 라오스 내에서 도시 이동을 할때 매표소에 적혀있는 가격은 외국인

기준 가격이다. 버스를 타고나면 매표소가 아닌 버스 위에서 요금을 지불하는 라오스 현지인들도 간혹 볼 수 있는데, 그들은 대부

분 훨씬 적은 금액을 지불할 것이다. 라오스의 낙후된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난 이곳 푸시에서 처음으로 라오스의 이중 가격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저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친구들은 중국에서부터

국경을 넘어오면서 같은 버스를 타고와 친해진 사이인데, 모두 중국의 광저우의 사범대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이었다, 저 중 3명은

라오스인이고, 나머지 둘은 인도네시아인인데, 저 중 한명의 집이 이곳 루앙프라방이라 한달간 그곳에서 다 같이 머물며 방학을

즐길 예정이라고 했다. 저들과 중국어로 소통이 가능해서 버스안에서 친해지게 되었는데, 루앙프라방에 도착 후 헤어졌다가 푸시

입구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루앙프라방은 정말 좁다.


그렇게 저들과 함께 푸시로 오르려는데, 매표소가 보였다. 입구에는 떡하니 8000킾이라고 적혀있어 그것을 내려고 하니, 그 라오

스 친구는 넣어두란다. 그들은 단돈 2000킾만 내고 푸시를 올랐고, 나 역시 그들 덕분에 2000킾에 푸시를 올랐다.

























  


       





이렇게 한여름 루앙프라방의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힘겹게 오른 푸시의 정상에는 무언가 썩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금빛으로 빛나는 탑인 탓 촘시(That Chomsi) 와 이 불탑뒤에 위치한 작은 동굴 사원 왓 탐푸시(Wat Tham Phu Si) 정도가

이곳 푸시 볼거리의 전부다. 그런데, 진짜 하이라이트는 푸시 자체가 아니라 푸시가 만들어내는 '그 무엇' 이다.




































































그렇다. 진짜 놓칠 수 없는 보물은 바로 푸시에서 바라보는 루앙프라방 시내의 모습이다. 해발고도 100m 의 아담한 언덕 정상에서

도 평지로 이루어진 루앙프라방 시내 전체의 모습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루앙프라방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자동차들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한다. 루앙프라방에는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다. 물론 오토바이는 많지만 말이다.

푸시의 정상에 올라서서 마을을 바라보면, 먼저 저 멀리로 흐르는 젖줄 메콩강이 눈에 들어온다. 황토색의 메콩과 어울린 푸른 녹

음들은 서로 어울려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고, 우거진 푸른 몸짓들 사이로 보이는 건물들의 붉은 지붕과 하얀색 벽들은 다시 이들

과 어우러져 이 교향악
의 완성을 이룬다. 자연과 문명의 아름다운 조화, 자연안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마을을 나는 이제껏 본적이

없었다.

유럽의 마을들도 분명 아름다운 모습들을 하고 있고, 높은 곳에서 바라본 도시들은 하나같이 멋지고 경이로웠지만, 이처럼 푸르지

는 않았고, 자연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는 못했던 것 같다.  (관련글:세계 각국,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도시의꼭대기 9곳) 


어쨌거나, 푸시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최고다. 이곳에서 바라본 루앙프라방은 왜 이곳이 메콩의 보석인지를 실감할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푸시는 루앙프라방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될 곳이다.









     















그랬다. 라오스인이었던 3명의 친구에게도, 인도네시아 인이었던 2명에게도, 그리고 한국인이었던 나에게도 메콩, 그리고 메콩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자연의 교향곡은 경이 그 자체였고, 보는 이들의 마음을 경건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사실, 나의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메콩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이다. 베이징에서 광저우로, 그리고 윈난성으로. 마침내 윈난의

시솽반나에서 메콩을 처음 만났고, 이곳 루앙프라방에서 그 진면목을 보게 되었다. 앞으로도 아마 쭉 메콩은 나의 여행에 함께 할 

것이다. 라오스의 남부로, 캄보디아로, 태국으로 말이다...











* 보너스~ 샷!















라오스에는 전쟁의 아픈 역사 때문에 곳곳에 그러한 흔적들이 남아있다.

어느 곳에는 고장난 탱크가 잡초가 무성한 채 서 있기도 하고,

아직도 어떤 곳은 미폭발 폭탄들이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푸시의 정상에서 가까운 어느 기슭에는 베트남 전쟁때 버려진 박격포가 있다.


(의아하겠지만, 베트남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라오스다. 미국과 베트남의 전쟁만으로 알려졌지만,

라오스또한 베트남의 물자 이동로가 되면서 미국으로부터 최대 폭격을 받기도 햇다.)

 


 
이 박격포를 두고, 이 유쾌한 친구들의 놀이가 시작된다.

아마, 가까이두고 오래 사귄 벗들과 함께라서 무엇을 하든 재미있고 유쾌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