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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09'TheGreater Mekong

루앙프라방을 수놓는 라오스의 '붉은 열정'




메콩의 빛나는 보석과도 같은 오래된 옛 수도 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의 매력은 정말 손가락 열개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메콩강, 아름다운 사원들, 값싸고 맛있는 먹거리들...

그러나 외국인 여행자들의 눈을 한번에 사로잡는 것 한가지만 꼽으라면 이 아름다운 루앙프라방의 거리를 수놓는 까까머리를 한 햇병아리 수도승들

이다. 황갈색, 혹은 조금 더 진한 주황색의 승려복을 걸친 채 공양을 드리는 어린 승려들의 모습은 푸르른 루앙프라방의 자연과 대비를 이루며 그야말로

살아있는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다.  




뜨거운 라오스의 여름 햇살 아래, 저마다 우산으로 햇볕을 가리고 지나치는 이들의 붉은 행렬은 라오스의 '붉은 열정' 이다. 라오스 남자들은 정식 승려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일생에 한번 이상은 한달 혹은 그 이상의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원에 머물며 승려가 되어 수행을 하게 된다. 물론 진리를 알기 위해 

어린 나이에 진짜 승려가 되는 자들도 적지 않다. 나는 그들을 머리로 밖에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그들에게 불교란 어떤 의미인 것인지,

그들이 가진 열정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그들의 열정이 얼만큼 뜨거운 것인지 그런 것까지 알 수는 없었다.

아마 저들이 입은 붉은 승려복 만큼이나 뜨거울까.  





 나에게 한가지 대답을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역사였다. 라오스는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정부의 억압 속에서도 불교는 하나의 국가 종교로서 명맥을

유지해왔고, 냉전 체제가 끝을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사회주의 국가의 이름을 걸고는 있지만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자본주의의 요소를 받아들여 

발전해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라오스 불교는 약간의 변형만을 거쳐 여전히 라오스 사회를 지배하는 종교 그 이상의

것으로, 그 자체로 '라오스' 가 되었다.

아마, 그들의 붉은 열정 그 자체가 라오스다, 라는 것이 가장 좋은 대답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