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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09'TheGreater Mekong

라오스에서 만난 우산 쓴 불상.

 

 

 

라오스 전역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특히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라오스의 상징’ 중 하나는 주황색의 승려복을 입고 우산을

쓴 채 걸어가는 승려들이다. 루앙프라방의 어느곳에서나 쉽게 우산으로 뜨거운 태양을 가린 채 진리를 향해 걸어가는 승려를 볼 수 있을 것이고, 길거리

의 기념품가게에서는 이러한 승려들을 조각상의 모습으로 혹은 티셔츠 속의 그림으로, 야시장에서는 라오스 커피빈의 겉포장지에 그려진 그림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라오스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를 단 하나의 그림으로 떠올릴 때, 라오스와 루앙프라방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동일

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할 수 있다.

 

 

 

 

 

< 이것은 루앙프라방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주황색 승려복의 승려다. 말하자면 오리지날(ORIGINAL) 인 셈이다.>

 

 

 

 

 

 

 

<기념품 가게에 걸려있는 그림. 그림 속으로 들어간 승려는 오리지날의 모방이라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형태의 모방. 역시 라오스와 루앙프라방의 풍격을 잘 담고 있는 기념품이다.>

 

 

 

 

 

< 또 다른 모방. 루앙프라방 야시장에서 눈에 띄는 물건 중 하나인 라오스 커피. 커피빈의 종이 포장지에 손으로 직접 그린 우산을 쓴 승려를 그려 놓았다.

개인적으로는 루앙프라방 야시장 최고의 기념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이 정도라면 우산을 쓴 승려의 모습을 라오스와 루앙프라방의 상징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

 

 

 

 

이런 루앙프라방의 분위기를 대충 파악을 한 후,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 무작정 걷고 있는데 얼마 가지 않아 사원이 하나 나왔다. 루앙프라방은 사

원이 하나 둘 있는 곳이 아니기에 모든 사원을 하나하나 꼼꼼히 둘러 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아직 아침 이른 시각이라 상쾌한 공기를 맞으며 느긋하게

둘러볼 겸 사원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안에서 뜻밖의 광경을 마주하게 되었다.

어디서 낯익은 풍경이 펼쳐지는데, 과연 루앙프라방이구나,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올법한 재밌는 모습이었다.






 

 

< 루앙프라방의 사원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하늘을 찌를 듯 날카로운 지붕이 먼저 눈을 사로 잡았다.>

 

 

 

 

 

 

<그리고 사원 내의 마당에 내 눈을 사로 잡은 그것이 있었는데, 바로 금빛으로 빛나는 불상이었다.>

 

 

 

 

 

 

<왜 그렇게 감탄할 수 밖에 없었는지 알 것 같은가? 금빛 불상의 머리 위엔 금빛 우산이 씌워져 있다. 물론 뜨거운 햇볕에 부처님이 그을리지 않게 하기

위한 빛나는 불심이 그 이유겠지만, 의도야 어찌되었든 결과적으로 또다시 가장 라오스 적인 모습을 만들어 버렸다.>

 

 

 

 

 

< 우리나라 역시 불교 문화 유산이 많은 곳이고, 일본과 중국도 나름 그러한데, 라오스의 불교는 또 다른 매력과 특색을 가지고 있다.

우산을 쓴 불상, 과연 다른 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시아의 정체성을 지닌 나조차 이렇게 신기한데, 서양인들의 시선을 잡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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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중학교 때의 사회 시간이었을 것이다. 각 나라의 문화는 각자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지니면서 발전하게 된다, 고 배웠던 것 같다.

그랬다. 라오스의 불교, 그리고 사원은 우리나라에서 보던 그것과 많이 닮아 있었다. 부처님의 불상이 있었고, 머리를 삭발한 스님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은 ‘불교’ 라는 문화가 지닌 보편성이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닮았지만 다르다. 부처님의 얼굴은 팔공산의 갓바위에서 보았던 그것과 닮은 듯 다르고, 우리와 닮기 보다는 좀 더 이 곳 라오스의

사람들을 더욱 닮았다. 머리카락은 더욱 곱슬거리는 것 같고, 이목구비는 더욱 뚜렸했다. 이것은 동남아, ‘라오스’ 불교가 지닌 문화적 특수성이다.

 

다른 곳을 여행하다 보면 내가 알던 문화와 다르다는 것 자체로 엄청난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또 반대로 내가 살던 곳이 아닌

지구의 다른 곳에서 내가 살던 곳의 알던 문화와 비슷한 모습을 발견하고는 즐거워하기도 한다.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우산 쓴 불상은 두 경우에 모두 해당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