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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09'TheGreater Mekong

윈난이 인류학의 보물창고인 이유

 

 

* 중국과 소수민족, 그리고 윈난이 가지는 의미 

 

중국의 민족은 크게 한족과 그 밖의 소수민족으로 나뉜다. 중국 전체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족을 제외하면, 중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정리한 바

에 따르면 55개의 소수민족이 남는다.(그러나 이것은 중국 정부의 구분이다. 정말 어디 산골짜기로 들어가면 알지 못하는 소수민족들이 더 있을지도, 혹

은 중국 정부는 같은 민족으로 구분했으니 정작 자신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중국은 넓고, 우리는 그것을 다 알지 못한다.)

 

 

 

 

< 중국의 민족별 인구 현황 – 출처: 위키백과 >

 

 

2005년에 조사된 소수민족들의 인구와 2008년 재조사 된 한족의 인구 현황을 살펴보면 대충 감이 온다. 한족이 90%, 나머지를 합쳐 10% 이라 생각하면 이

해가 쉽다.

 

이렇듯 인구의 절대수로만 따지면 한족이 가장 많다. 소수민족은 말 그대로 소수이다. 그래서 보통 거대한 중국을 돌아다녀 보아도 소수민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다. 또한 대도시내에서 소수민족들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이미 그들은 도시 속 한족들의 생활에 동화 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들

만의 특징을 느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을 느끼고자 한다면 베이징의 민족문화원이나 소수민족의 특징을 간판에 내건 음식점등을 찾을 수도 있지

만, 이미 이것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모습으로 본연의 매력 따위는 잃은 지 오래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소수민족 본연의 매력을 찾기 위해 중국

에서 행정구역상 자치구라 불리는 곳(EX. 신장, 내몽고 등) , 혹은 그보다 작은 행정 단위인 자치주(EX. 연변 조선족 자치주) 등을 찾는다.

 

 

윈난성이 왜 인류학의 보물창고이며 소수민족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지에 대한 이유는 아래의 표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아래는 윈난성의 행정구역을 구분해 놓은 것이다. 딱 봐도 여러 소수 민족의 이름이 앞에 붙어있는 자치주들이 여럿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치주

를 할당받을 수 있는 소수민족은 그 인구가 일정 수 이상 존재한다는 이야기임으로, 자치주를 가지지 못한 정말 ‘소수’ 인 민족들을 포함하면 윈난의 소수

민족의 수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공식적으로는 55개 소수민족 중 25개의 민족이 윈난에 있고, 윈난성 전체 인구의 38% 가 한족이 아닌 소수민족이다. 전

체 인구 중 8% 정도가 소수민족임을 감안하면 거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 박제된 문화가 아닌, 살아 있는 문화.

 

 

 

<윈난 리장, 나시족>

 

 

 

 

<윈난 리장, 나시족>

 

 

 

 

<윈난 리장, 나시족>

 

 

 

<윈난 리장, 나시족>

 

 

 

<윈난 위엔양, 야오족>

 

 

 

 <윈난 뤼춘, 이름 모를 목장을 한 소수민족 아주머니>

 

 

 

<윈난 뤼춘, 이름 모를 목장을 한 소수민족 아주머니>

 


 

 

 

<리장, 나시족>

 

 

 

 

<윈난 시솽반나, 다이족>

 

 

필자 역시 윈난에 오기 전까지는 소수 민족의 복장을 한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곳은 민속촌이거나, 혹은 이미 관광의 물이 깊이 스며든 곳 뿐일 것이라 생

각했다. 비록 전통이라는 이름의 옷을 입고 전통 민요를 부르는 소수민족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일지언정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한낮 ‘보여주기’ 에

불과한 것이라면 나에겐 큰 매력을 느끼게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지금 윈난이 조금도 관광지화 되지 않고 순수하기만 한 여행지인 것만은 아니다. 특히 리장, 따리 등지의 고성 주변은 관광지화가 꽤나 많이 진행

되어진 상태이고, 리장고성의 광장에서는 관광객들을 위한 소수민족의 공연이 이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곳이 여전히 매력을 가지고 있

는 이유는 이와 더불어 자연스러운 생활 그 자체의 모습도 여전히 함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리장 고성의 절반 이상은 기념품 상점들과 식당들

로 가득 차 버렸지만, 고성을 구석구석 다니다보면 나시족들의 일반 거주지역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관광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조용한 그 곳을 돌

아 다니는 나시족들의 복장, 모습 역시 고성의 떠들석한 공연속에 나시족들이 입던 그것과 완전 똑같은 것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관광객들에 보

여 주기 위한 모습 역시 생활의 연장선상인 것이다.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몰래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 일 따위는 없다는 말이다. 적어도 그들

에 게는 수백년간 입어 온 그들의 옷이 가장 편하다. 이것은 다른 여느 민속촌이나 관광지에서 보여주던 박제된 전통과는 사뭇 구분되는 것이다.

 

이것이 윈난의 매력이다. 25개의 각기 다른 소수민족이 자신들만의 문화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윈난은 인류학의 보물창고이며, 신장과 티벳이 이런저

런 이유로 외국인 여행자들의 발길을 막는 상황 속에서 중국에 남은 마지막 진짜 여행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