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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세계 각국....

세계 각국, 여행 중 만났던 길거리 음악가들.







지 못한다.

지금껏 떠났던 여행들을 되돌아보면, 분명 나 나름대로 정해놓은 주제와 목표가 있었다. 때로는 무엇인가를 꼭 보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언젠가는 '나' 를 찾아 그저 무작정 떠났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주제와 목적을 가지고 떠났던 여행이었건 간에, 한번도 내 여행에서 떨어지지 않았던 한가지의 요소를 들라면

바로 '음악' 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나는 다른 많은 여행자들처럼 mp3 플레이어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누구보다 음악을 즐기지만, mp3를 귀에

꽂고 있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을 거부하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에 여행의 시간동안은 잠시 이것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나는 이곳 사람들과 문화을 느끼고자 한국을 떠나온 것인데, 일상에서도 지겹도록 할 수 있는 귀에 이어폰 꽂고

유행가나 팝송을 흥얼대는 일을 비행기타고 이역만리 날라와서까지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장거리 버스 안에 몸을 싣고 어디 다른 도시로 이동을 할때, 버스에 몸을 올리자 마자 귀에 이어폰을 꽂는다면 옆좌석의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바로 멀어지게 된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을 해 보아도, 옆자리에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쨌든, mp3 가 없는 여행은 그곳 여행지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 주고, 그곳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기회도 더욱 잦아지게 되

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음악과 여행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고?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나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길 위에서 많은 음악을, 그리고 그 음악을 만들어내는 음악가들을 만났다.

나는 이들을 잊지 못한다.



<러시아 울란우데>









러시아의 울란우데는 사실 러시아에 속하지만 러시아의 느낌은 많이 나지 않는 곳이다.

이곳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부랴트인들은 몽골인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고,

러시아 특유의 정교회가 아닌 라마교를 믿는 사람들이 더 많은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유일하게 러시아의 느낌을 강하게 받게 한 한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음악이다.

난 러시아에 오기전에 러시아 = 예술의 나라 와 같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발레며 차이코프스키며 막심 고리끼며 도스토예프스키...

수많은 러시아 예술가들의 이름이 러시아라는 국가의 이름과 함께 떠오른다.



울란우데는 비록 러시아 변방의 시골이지만, 이 곳의 길거리에서는 그 어느곳보다 많은 음악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사진의 이 아저씨 역시 그 중 한분이다. 누구보다 맑은 목소리를 가진 이 아저씨는 앞이 보이지 않았다,

문득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 가 떠오른다.

득음을 위해서 딸의 눈을 멀게 만든 아버지..

아마 저 아저씨의 목소리에도 그런 '한' 이 서려 더욱 예술적으로 승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 로마>









이탈리아 로마의 길거리는 언제나 예술가들로 넘쳐난다. 도시 곳곳 수도 없이 많아 이름조차 헷갈리는 광장들을 거닐다 보면

어김없이 흥겨운 소리가 들리고 그것들은 대부분 길거리의 음악가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다.

이 사진의 듀오의 음악은 조금 특별했는데, 아마 왼쪽의 남자가 불고있는 특이한 모양의 관악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유명한 백파이프인듯 한데, 실제로는 처음 본다. (백파이프는 스코틀랜드 민속 악기는 아니다.)

 악기는 또렷하면서도 맑은 소리를 만들어내는데,

의외로 클래식기타의 반주와 잘 어울렸다.


그들의 복장 또한 길거리 악사로서의 포스를 200% 더해주고 있다.











< 이집트 다합>










엄밀히 말하면 이 사람은 길거리 음악가는 아니다.

이집트의 다합, 홍해와 마주한 이 빛나는 도시에서 우연히 만난 '지코' 라는 이름의 이 남자는

원래 다합의 택시 기사다.

하지만  항상 차에 기타를 싣고 다니는데, 기타를 매고 지나가는 나를 우연히 보고는 말을 걸어와 서로의 음악을 나누게 되었다.

그의 기타 실력은 아주 대단했는데, 그것이 악보도 볼 줄 모르는 가운데서 독학으로 익힌 솜씨라 더욱 대단했다.


지코와 관련된 더욱 자세한 이야기는 이곳에서. ▶  <음악을 만난 여행, 감동이 된 사연>
 
 

<러시아 이르쿠츠크>







 
'시베리아의 파리' 라고 불리는 러시아의 이르쿠츠크.

모녀로 보이는 두 여인이 각자 바이올린과 기타를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타이타닉의 주제가인 <My Heart Will Go On> 을 비롯하여 익숙한 멜로디들을 많이 연주했다.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것은 기타를 치던 소녀의 모습.

만약 내가 상을 줄 수 있다면<세계 각국, 여행 중 만난 최고의 비주얼 음악가> 상은 이 소녀에게 돌아가야만 한다. 

전혀 꾸미지 않았지만 아름다웠고,

러시아에서 무성한 소문으로만 돌던 '밭가는 김태희' 는 만나지 못했으나

그 소문이 진실일 가능성은 이 음악가 소녀를 만남으로서 더욱 높아지게 되는데..........


 






 
<오스트리아 짤쯔부르크>








오스트리아의 짤쯔부르크.

이름만으로 이곳은 음악의 도시다. 모짜르트의 고향, 그리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의 배경이 되었던 곳.

동화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아기자기 작지만 아름다운 마을을 거닐다 보면

길에서 연주하고 있는 많은 연주가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네명의 퀄텟의 연주는 아주 훌륭했다. 높은 멜로디를 담당하는 두대의 작은 기타(?) 와

무식하게 크지만 나름 귀여운 베이스 기타,


그리고 화음과 반주를 담당하는 반도네온까지.

주로 이들은 피아졸라의 탱고 곡이나 귀여운 느낌의 3박자의 왈츠를 연주하였는데, 그 대비가 아주 재미있었다.


아마 짤쯔부르크에서만 볼 수 있는 수준높은 공연이었던 것 같다.

음악이 너무나 맘에 들었다면 앞에 놓인 시디를 하나쯤 사 줘도 무방하다.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의 아무르강이 보이는 한 공원.

아무르 강변에 앚아 한가로이 여유를 만끽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는데 뜻밖에 너무 좋은 구경거리를 챙기게 되었다.

그냥 길거리 음악가라고 하기에 너무 멋진 복장을 하고 있는 이들은 아마도 군악대인것 같다.

이곳에서 곧 공연이 있을 예정인걸까.

지휘자로 보이는 멋진 수염의 아저씨를 필두로 모두들 세팅을 하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분주함 가운데서도 절도가 있고, 더구나 모두들 하나같이 훈남 포스를 풍기는 이들.

이곳은 러시아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의 구엘공원을 거닐다가

문득 저 멀리에서 피아졸라night club 1960 이 들리는거야

참을 수 없어 마구 뛰어가보니깐

바이올린, 베이스, 기타 3명이서 연주를 하고 있더라고.

연주하던 곡이 끝나고 나의 favorite 인 Adios Nonino 를 신청했어.

정말이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그건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최고 중의 최고.

 

처음 시작을 약간은 음산한 베이스로 시작하는 원곡과는 다른,

클라이막스부터  하이플렛에서 시작하던 그 바이올린

저 열정에 가득찬 저 표정하며

정말이지 아직도 너무나 생생해서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

또 지금 막 가슴이 쿵쾅대고 흥분되기 시작할 정도라니깐.

확실히 말할수 있는건,

지금까진 이게 정말 내 생에 최고의 연주인건 분명해.

 

나는 그날의 바르셀로나를 잊을 수 없을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