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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세계 각국....

세계 각국, 여행 중 만났던 표지판 모음.

 

 

 

* 표지판 (標識板) [명사] 어떠한 사실을 알리기 위하여 일정한 표시를 해 놓은 판.

 




세계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 보면 수많은 표지판들을 만난다. 어느 곳을 여행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것은 꼬불꼬불 아랍어로 쓰여져 있을 수도 있고

동글동글 타이어로 쓰여져 있을 수도 있다. 비록 표현하는 글자는 서로 다른 모양이지만, 그것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은 대부분 다 거기서 거기다.

특히나 공공 표지판이라면, 그것은 성격에 따라 크게 두가지로 분류가 된다.  첫번째는 바로 ‘XX하지 마시오’ 라고 하는 금지표지판이고, 나머지 다른 하

나는 ‘XX해도 좋습니다’ 라는 허가 표지판이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나름 유심히 관찰해본 결과, XX하지 말라는 내용의 금지 표지판의 수가 월등히 많

은 것 같다. 왜 세상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자꾸 답답한 족쇄를 채우지 못해 안달인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는 나는 나쁜 놈 인지도 모른다.

 

 

 


 

* 오스트리아 짤스부르크


 

 

 


* 라오스 빡세


 

 



현대 사회에서 XX 하지 말라는 내용 중 가장 많은 것을 차지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역시 담배피지 말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비흡연자인 필자는 담배 끊기

를 권하는 요즘 사회에서 흡연자들이 느끼는 압박감을 이해할 수 없으나, 하지마라 하지마라 하는 것이 그들에게 담배를 피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하는 발칙한 추측을 해 볼 수는 있다.

나름 선진국이라 자부하는 듯한 오스트리아의 금연 표지판은 무언가 단호함이 묻어 나온다.  그리고 아래쪽의 라오스의 금연 표지판 역시 큰 차이는 없어

보이는데, 밑에 Champasak : Smoke – Free 라는 문구가 문득 눈을 사로잡는다. 짬빠삭은 이곳 빡세에서 1-2시간 정도 떨어진 고대 도시인데, 그곳과 담배

는 과연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사원

 

 


그렇다. 어딜 가나 하지 마시오, 들어가지 마시오- 라는 내용 뿐이다.

캄보디아의 위대한 유적지 앙코르와트. 앙코르 와트를 상징하는 중앙 첨탑에 다다랐을때 계단은 ‘출입금지’ 의 팻말로 막혀 있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고 막다른 골목에도 쥐구멍은 있는 법.

막힌 계단을 보고 안타까워하고 있으면 조만간 옆에서 검은 그림자가 다가올것이다.

그리고는 저 위로 올라가고 싶냐? 라고 넌지시 물어볼것이다. 그리고 그렇다 라고 대답하면 그 검은 그림자는 말없이 손가락 다섯 개를 펼쳐 보인다.

5장.

50달러를 주면 자기가 여기 관리인이니 올려 보내 주겠다고 한다.

너무 비싸다.

깎고 깎으면 더 싸지긴 하지만 그 돈을 주고 저 위에 올라가고픈 마음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인류의 큰 보물인 앙코르와트는 보존 상태가 좋지 못해 위태한 상황이다.

 

  



 

* 캄보디아 앙코르 사원 중 Banteay Kdei

 

 

 


캄보디아의 앙코르 사원군을 돌아다니다 보면 특별히 표지판들이 눈에 띈다. 캄보디아의 처음이자 끝이라 할 수 있는 이 소중한 유적들을 어찌 허투루 관

리할 수 있겠느냐만은, 이방인인 나에게는 덕분에 즐길 거리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여행에서 만나는 모든 낯선 것들이 배울거리이고 즐길거리이다.

표지판을 자세히 살펴보니 역시나 1번은 담배, 흡연금지. 그 오른쪽은 쓰레기 땅에 버리지 말기, 그리고 다시 그 아래는 침 뱉지 말기, 그리고 마지막은 취

사 금지…?!  설마, 이 경이로운 앙코르 사원군에 들어와 취사를 할 생각을 하는 분이 있다는 이야기인가?  혹시나 그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일단 앙

코르사원을 둘러보고 시원하게 쌀국수 한 그릇 합시다.

 

 


 

 

* 태국 방콕

 

 



태국 방콕의 표지판은 무언가 섬세함이 느껴진다. 꽃을 꺾지 말라는 금지 표지판을 만드는데 저렇게 섬새하게 꽃과 손을 그려넣어 주는 당신들은 센스쟁

이가 분명하다. 그 밑에 있는 표지판은 들어가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렇다. 화단에 들어가지도 말고 꽃을 꺾지도 마시오. 한번에 감이 온다.

 

 

 




* 태국 방콕 왕궁(Grand Palace)

 

 

 



방콕의 센스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방콕에서 여행객들이 가장 몰리는 왕궁(Grand Palace). 휘황찬란한 금빛 탑들과 보석으로 치장된 사원, 왕국의 찬란

함을 한번에 보여주는 태국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에머랄드 사원 부근에 한 난간에서 우연히 다음과 같은 표지판을 발견했다. 자 해석해보면 ‘ 난간에 올라서지 마시오, 그리고 걸터앉지도 마시오’ 정도가

되겠다. 이 얼마나 생생한 묘사인가! 난간 아래에 있는 십자 마름모꼴의 무늬는 물론 난간 끝의 5층으로 된 모서리 부분마저 정확하게 표현해내어 디테일

을 살리고 있다. 이로써 태국 방콕은 표지판 계의 강자임을 부정할 수 없을 듯 하다.

 

 

 

 




* 체코 프라하

 

 




지금까지 언급한 표지판들이 ‘금지’ 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에 모든 총력을 기울였다면 이 프라하의 표지판은 조금은 다르다. 분명 금지를 나타내는 표지

판인데, 그 그림 자체에 엑스표를 해 놓은 것이 아니라, 금지 표시는 위에 빨간 색을 이용해 전달하려는 내용을 지닌 그림과 분리해 놓았다.

자 그림을 살펴보자. 집과 차가 보이고 어른과 아이가 축구를 하며 놀고 있다. 종합하자면 차가 있는 거리에서 축구를 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금지표지판

이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한데, 왜 아이들끼리 축구를 하지 않고 어른과 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저 어른도 결국엔 어른아이인가?

어쨌든, 차가 다니는 위험한 곳에서는 어른이든 아이든 축구를 해서는 안 된다.

그나저나, 공을 차려는 아이의 모습은 아주 역동적이다. 다리의 각이나 몸동작이 모두 완벽하다. 혹시…이곳이 네드베드의 나라입니까?

 

 




 

* 이탈리아 밀라노

  

 

 




그렇게 ‘하지 마라’ 는 금지의 의미만 반복해대던 표지판이 프라하에서 조금 유연함을 드러내더니,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는 새로운 형식의 표지판이 등

장 했다. 밀라노의 지하철 내부 창문에 붙어있던 그림과 문구이다. 난 이탈리아어를 잘 모르지만, 그림만으로 충분하다. 밀라노의 공무원들은 아주 효율

적이고도 효과적인 방법을 발견해 낸 것이다. 백날 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글이나 엑스표가 된 그림을 붙여놓아 봤자 사람들에게 큰 효과는 없다. 하지만

저런 그림이라면? 지하철 문 닫힐 때 무모하게 달려들면 당신이 저렇게 아픈 일(?) 을 당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붙여놓으니, 무언가 하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이 마구마구 생기지 않는가? 아, 왠지 저 그림을 보고 있는 내가 더 아파지는 느낌이다. 더구나 저 표지판 속의 사람이 남자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그림을 유심히 쳐다보라.그리고 저 사람의 오른쪽 다리의 위치를 자세히 관찰하고 빨간색 문이 지금 어느 곳과 충돌하고 있는지 곰곰히 살펴보자…GG.

 

 

 

 



*오스트리아 짤스부르크

 


 



난 지금도 이 표지판의 비밀을 풀고 싶다. 도대체 무슨 내용인 것인가?

분명 위의 줄에는 LADY 와 비슷한 단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여자를 지칭하는 듯 하다. 그리고 6시-10시반 까지만 통행이 가능한 듯 하다.

그리고 밑에도 무엇이라 적혀있고, 택시가 어쩌고 라고 적혀있는 듯 하다.

 

그런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는 이런 표지판도 있다.

 



 

 

 



이건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조심스레 ‘커플 금지’ 를 추측해본다. 그렇다면 짤츠부르크는 소설 속에서만 존재할 것만 같았던 솔로들의 이상향, 무릉도원

이자 유토피아란 말인가?  아니면 6시부터 10시반 까지만 남녀가 같이 다닐 수 있도록 페어플레이(?!) 를 장려하는 것인가.

의문은 커져만 가는데….

독일어 능력자의 도움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