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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세계 각국....

세계 각국, 여행 중 만났던 맥주 모음.

 

 

세계 각국이라고 이름을 붙여도 나쁠 건 없지만, 이번 포스팅은 엄밀히 이야기하면 중국 남부와 동남아의 맥주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여름, 중국의 남부와 동남아 몇개국을 혼자 여행하면서, 그야말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즐기고 싶은대로 즐기고 보고싶은대로 보고

느끼고 싶은 대로 느꼈다. 그리고 마시고 싶은대로 마시기도 했다.

 

술, 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인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래서 술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헤벌레하며 안색이 밝아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이라고 하면 그것이 어떤 종류이든 간에 입에 한방울대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한가지는 술은 그 나라와 민족의 문화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문화적 산물이라는 점이다. 언제 그 누가 처음

만들어 냈는지는 모르지만 (로마 신화 속의 바쿠스같은 술의 신일 수도 있다.) 이미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 존재해왔고, 어느 지역 어떤 인종과

문화를 막론하고 항상 그 안에 함께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존재하면서도 각 지역마다 각자의 특성을 지니며 발전해 온 술은

그야말로 중요한 문화적 산물이다. 물과 알코올의 혼합물 정도로 치부해버리기에는 이 오묘한 액체가 만들어내는 역사가 너무나 크기에, 술은

지금까지도 사람들과 함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구상에 술이 없었다면, 이라는 가정은 그만큼 많은 것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그랬다. 적어도 내가 보는 술은 물과 알코올의 혼합물 그 이상이었다. 이번 혼자 떠난 여행에서 각지의 술을 맛보고자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혼자 여행하면서 아무 고려 없이 무턱대고 퍼 마실 수는 없는 일. 그래서 무더운 남국(南國) 의 날씨를 잊게 해줄 정도의 맥주로 그 대상을

한정시켰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 중국 광저우 - 주장(珠江) 맥주

 

 

 

여행의 첫 목적지였던 중국 광저우. 중국은 각 지역별로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가 있다. 베이징은 옌징, 산동은 칭다오 맥주 등이다. (한국에서 소주가

각자 지방별로 브랜드를 가지고 선호되어지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광동성을 대표하는 맥주는 광저우의 주장(珠江) 맥주다. 광저우를 가로지르는 주강(珠江) 에서 이름을 따왔다. 중국에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들의

장점 중 하나는 매우 싸다는 것이다. 그 지방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다 보니 아무래도 그런것 같다. 주장 맥주의 맛은 평범했다.

 

맛: ★★

 

 

 

 

 

* 중국 따리 - 따리(大理)맥주

 

 

 

광동성을 지나 중국의 서남부인 윈난성으로 왔다. 윈난 역시 이 지방에서만 생산되는 맥주를 가지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따리(大理)의

따리맥주이다. 윈난성에서는 어디에서든지 따리맥주를 접할 수 있고, 역시나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따리가 가진 흰색의 이미지(대리석, 혹은 따리의

소수민족인 바이주(白族) 때문일까. 흰색의 캔이 잘 어울린다.

 

맛: ★★☆

 

 

 

* 라오스 – 비어 라오(Beer Lao)

 

 

 

중국 윈난성의 남부 시솽반나에서 버스를 타고 라오스로 넘어오면 가장 먼저 여행자를 반기는 것이 무엇일까?

적어도 내가 국경을 넘으며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것은 구멍가게마다 걸려있는 노란색의 포스터였다. 그리고 그 노란 포스터에는 하나같이 녹색 글씨로

‘Beer lao’ 라고 적혀 있었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웃나라인 캄보디아처럼 세계적으로 내세울 유적이 있는 것도 아닌 이 가난한 나라에서 유일하게 세계에 내세

울만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이 맥주, 라오스의 국민맥주라 불리는 ‘비어라오’ 다.

라오스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 명성은 여행자들 사이에선 자자했는데, 비어라오는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다.  뜨거운 라오스의 태양에 맞설 수 있는

한가지를 꼽으라면 그것은 단연 비어라오가 되어야 한다.

동남아 최고의 맥주.

 

맛: ★★★★☆

 

 

 

캄보디아 – 앙코르 맥주(Angkor)

 

 

 

라오스의 국경을 넘어 이웃나라 캄보디아로 와보자.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캄보디아 = 앙코르와트다.

그리고 캄보디아에는 이 앙코르 사원의 이름을 딴 맥주도 있다. 그 빛나는 유적처럼, 황금빛의 캔에 앙코르와트의 모습을 새겨놓았다.

비어라오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듯 하지만, 앙코르와트가 있는 이곳 캄보디아에서 앙코르라는 이름이 붙은 맥주를 마신다는 사실만으로도

맥주의 맛은 더욱 깊어진다.

 

맛: ★★★☆

 

 

 

 

* 캄보디아 – 바이욘(Bayon) 맥주

 

 

 

 

캄보디아의 또 다른 맥주 바이욘. 앙코르사원 중 가장 유명한 곳이 앙코르와트라면, 아마 가장 인상적인 곳은 앙코르 툼(Tomb) 의 바이욘 사원일 것이다.

사방을 주시하고 있는 묘한 미소를 띤 바이욘의 얼굴들. 그 미소를 응시하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그 속으로 빨려들 것 같은 기분을 느꼈었다.

바이욘 맥주는 앙코르 맥주가 그랬던것처럼 그 바이욘의 모습을 캔에 새겨놓았다. 이 또한 바이욘 사원을 방문해 보고 난 후 마시면 무언가 더 묘한

느낌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맛: ★★★

 

 

 

 

* 태국 - 창(Chang)  맥주

 

 

캄보디아의 국경을 넘어 드디어 태국으로 왔다. 태국맥주, 하면 아무래도 싱하(SHIGHA) 맥주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방콕에서 4일이 넘게 머물면서도

나는 싱하맥주를  맛보는 것을 깜빡 잊고 말았다. 대신 나는 방콕에서 창(Chang)  맥주를 맛보았다. 세계적으로는 아마 싱하맥주가 더 유명한듯 하지만,

태국 내에서는 싱하와 창 모두 골고루 인기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여행의 끝 무렵 힘든(?) 시기에 맛 본 꿀맛같은 맥주였다.

 

맛: ★★★★

 

 

 

* 중국 마카오 – 하이주(海珠) 맥주

 

 

 

그렇게 동남아를 돌아 다시 중국땅으로 돌아와 이제는 중국의 경제특구가 된 마카오 땅을 밟았다.

유럽과 동양의 기억이 공존하는 마카오는 참으로 매력적인 곳이다. 오래된 자갈길로 이루어진 작은 골목들과 유럽풍의 건물들,

그리고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셰나도 광장을 중심으로 밤12시, 새벽 2시가 되어도 항상 마카오를 즐기는 여행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나도 광장을 벗어나도 가로등이 잘 구비되어 있고, 여행자들도 꽤나 많으며,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밤 늦게까지 돌아다녀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

 

그래서, 마카오에 있는 동안 나는 항상 새벽 1-2시 사이에 거리를 배회했는데, 항상 한 손에는 이 하이주 맥주 한 캔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지칠때면

세나도 광장으로 돌아왔고, 그러면 언제든 맥주캔을 기울이느라 여념이 없는 다른 여행자들과 어울려 마카오의 밤을 보낼 수가 있었다. 마카오의 아름

다운 풍경은 그야말로 최고의 안주거리가 되어줄 것이다.

 

맛: ★★★

 

 

* 맛에 대한 평가는 100% 주관적인 것임을 미리, 아니 마지막에 밝힙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