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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이런 곳으로 여행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를 여행하는 당신들을 위한 여행안내서.





▶ 한국인이 사랑하는 유럽 지도는?




유럽은 특히나 한국인들에게는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1순위로 꼽히는 지역이다. 아마 많은 이유들이 이러한 결과에 영향을 미쳤

을 것이다. 엽서속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동화 속 아름다운 마을들을 실제로 볼수도 있고, 교회나 역사 유적들, 혹은 다양한 먹

거리, 혹은 그냥 '유럽' 이라는 그 이름 자체만으로 설렘을 느끼는 사람들도 꽤나 많을 것이다.

일반적인 한국인 여행자들이 인식하는 유럽의 범위는 영국,네덜란드, 독일,프랑스로 대표되는 서유럽, 그리고 이탈리아와 스페

인으로 대표되는 남유럽, 마지막으로 체코와 헝가리로 대표되는 동유럽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위에 언급된 나라들은 그 지역

을 가장 대표할 수 있는 나라임과 동시에 한국인 여행자들은 대부분 이들 국가의 반경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여행 여정을 짜게

된다. 그래서 혹시나도 포르투갈이라든지, 혹은 발트 3국이나 북유럽의 국가들 등을 여행하게 되는 한국인 여행자가 있다면 이를

두고  '희귀하다' 라고 말을 해도 될 듯하다. 다른 모든 이유를 차치하고, 통계가 그렇게 말을 할 것이기에 이 단어가  어느정도 적

절하게 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동유럽만을 놓고 보자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단연 프라하다. 심지어 프라하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도 있었고,

프라하의 아름다움과 매력은 결코 헛된 명성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프라하와 함께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갖춘 체스키 크롬루

(전격 비교! 체스키 크롬루프 vs 리장고성 포스팅을 참고하시길) 또한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그밖에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가 프라하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밖에는 오스트리아의 빈이나

잘츠부르크 (사실 오스트리아는 지리상으로만 동유럽일 뿐 다른 모든것은 서유럽의 범주에 더욱 가깝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동유럽

포함시
키고 싶지 않다.) , 그리고 그 뒤를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나 크라쿠프 정도가 될 것이다. 


이런 범주의 인식틀을 놓고 본다면, 확실히 불가리아는 유럽의 변방이며, 동유럽 중에서도 변방이다. 이러한 판단에는 이 나라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경제적 상황, 국제무대서의 위치, 그리고 지정학적 위치
등 모든 측면을 골하였을 때 대부분 다 '변방' 에 해당된

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며, 심지어 여행객들에게도 이곳은 동유럽의 변방임이 분명하다.


지금 내가 이야기 할 것은 바로 이 동유럽의 변방,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의 매력에 관한 것이다.










▶ 어떻게 가나..?





  





위의 지도를 자세히 보신 분들이나, 유럽 지도를 꺼내놓고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 중 이 곳 소피아를 염두에 두고 있는 분이 계

시다면, 이곳으로 들어오는 루트 중 가장 선택 확률이 높은 것은 터키나 그리스에서 들어오는 것이다.

안그래도 여행자의 인식 가운데 변방에 속해있는 이곳으로 순수한 여행목적으로 먼 곳에서 비행기를 타고 들어올 확률은 0% 이다.

한국에서 이곳을 여행하기 위해 이곳으로 직항을 타고 올리는 없고, 또 한국인들의 국민 IN-OUT 코스인 런던이나 파리에서 중간의

볼거리들을 다 건너뛰고 이곳으로 올리도 만무하다. 아마 이곳으로 오는 사람들이 있다면 근처 국가중에서도 여행자들에게 선호되

는 국가들인 터키나 그리스가 될 것이며,
이미 불가리아를 여행하겠다, 라는 정도의 마음을 먹은 사람이면 노련한 베테랑 여행자일
 
가망성이 높다. 그들은 육로 이동과 국경넘기에 익숙할 것이며, 터키나
그리스에서 버스나 기차 등으로 소피아로 들어오는 것을 마

다하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필자는 그리스 아테네 - 불가리아 소피아 구간의 국제 열차를 이용해보았다. 저녁에 아테네를 떠난

기차는 달리고 달려 새벽에 국경을 넘었고, 점심때가 되어서 소피아에 도착을 했다.)

유레일패스(전역)나 발칸 패스를 이용할 수 있다.








▶ 불가리아는 어떤 국가인가..?


    







여러분들이 불가리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것처럼, 처음 불가리아에 도착했던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소피아를 처음 방문

했을 당시, 불가리아는 막 EU에 가입이 되어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어느 국가를 가든 마찬가지지만, 국경을 넘어

처음 그 나라에 발을 내딛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곳곳에 발견되는 그 나라의 국기다. 여러 나라의 국경을 넘으며

긴 일정으로 여행을 하다 보면, 국경을 넘어도 실감이 별로 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전에 보던 국기와는 다른 바뀐 국기가 눈에
 
들어오면 그제서야 아, 내가 국경을 넘었구나 하는 것을 마침내 실감하게 된다. 그리스에서 불가리아로 넘어온 나역시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막 EU에 가입하여 자신들도 이제는 지긋지긋한 저발전에서 벗어나 EU의 선진 국가들처럼 발전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는 느낌도 불가리아 깃발 옆에 달린 EU 깃발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는 어떻게 돌아다녀야 하나?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에는 지하철이 있다. 그리고 유럽의 오래된 도시가 주는 느낌에 걸맞게, 트램(TRAM) 도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고 싶다면 파란색으로 M (메트로의 약자) 자가 적힌 표시물을 잘 찾아보자. 또한 트램은 꽤나 쓸모있는 교통수단

으로 아마 가까운 거리에는 종종 이용하게 될 것이다.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소피아는 그렇게 북적대는 도시가 아니다. 모든 교통수단을 어느정도 쾌적한 환경 하에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소피아의 즐길거리...?





     




 




나는 소피아를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애석하게도 이곳에는 썩 내세울만한 유적지나 여행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다른 매력

적인 여행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내가 시내에서 유일하게 방문해보고 싶었던 국립박물관은 마침 그 날이

휴관일이었다. (월요일 크리!) 


그 덕분에, 나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그냥 소피아라는 도시 본연의 매력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는데, 이

도시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역시나 간판, 아니 엄밀히 말하면 '키릴 문자' 로 쓰여진 간판이다.


어린 시절 흔히 듣던 '동구권' 이라는 말. 이곳 역시 소련의 영향력 아래 있던, 교과서적 표현을 빌리자묜 '소련의 위성국가' 였다.

그러한 영향 탓일까. 이곳도 러시아와 같은 키릴 문자를 사용하고 있었다. 마침 공교롭게도 이곳에 오기 1년전 나는 러시아를 여행

해본 경험이 있었다. 덕분에 지하철 역중에 <uym> 처럼 보이는 글자는 '굼' 이라는 것, 그리고 러시아의 주도 도시마다 하나씩

있던 국영백화점 '굼' 을 떠올리고는 저것이 백화점을 나타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가웠다. 


어쨌든, 늘상 보던 문자가 아닌 다른 문자로 쓰여진 간판에 둘러쌓여 있는 것은 내가 다른 낯선 공간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 주

는데는 그 무엇보다도 효과적이다.  혹시나 언어에 관심이 있다면, 키릴 문자와 영어 알파벳을 대입해가며 저 글자가 과연 무엇일

까 유추해보는 재미도 쏠쏠할것이다. 비슷한듯 다른 이 문자는 무언가 사람을 감질맛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 소피아의 먹을거리...?





     






불가리아의 소피아는 수도이지만 물가는 아주 싸다. 불가리아는 아마 유럽중에서 가장 물가가 싼 곳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허름한 더블 침실을 7-8 유로 선에서 잠을 잘 수 있다.(물론 지금은 조금 올랐을수도 있다.)


먹을 것은 더욱 더 싸다. 특히나 소피아 시내에 있는 재래시장을 찾으면 다양한 음식들을 정말 싼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불가리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먹을거리 두가지만 꼽으라면 빵과 요구르트다.

요구르트는 말 안해도 알 것이다. 핀란드에 자일리톨이 있다면 불가리아는 불가리스, 아니 요구르트가 있다.

두번 말하면 입아프다. 직접 먹어보지 않는다면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다.

빵 또한 일품이었다. 유럽의 모든 나라의 빵들이 다 맛있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괜히 불가리아의 빵들이 기억에 남는다.

노릇노릇 화덕에서 갓 구워 나온 빵, 그리고 요구르트. 소피아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만찬 세트다.











▶  그래서, 결론은....?











이곳엔 여행자들을 한번에 휘어잡을 만한 대단한 무언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이 곳 소피아만의 매력, 센스는 한번 이곳을 스쳐간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 여운을 갖게 한다.

체코의 오래된 도시들이 막 동화속에서 튀어나온듯 아기자기한 매력으로 사람들을 사로 잡고 있다면 

 소피아는 거리들, 벽들에 키릴 문자와 함께 그려진 그림들, 간판속의 얼굴들이 실제인지 그림인지 헛갈릴 정도로 잘 어울리면서 
 

오래된 도시 특유의 때묻은 흔적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곳을 따로 여행할 기회는 많지 않다. 또한 엄밀히 말하면 그만한 돈과 시간과 정력을 쏟을 만큼의 가치가 있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유럽의 다른 국가들을 여해하면서 혹시나 기회가 닫는다면 한번쯤 들러봐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