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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이런 곳으로 여행

파란 마법에 빠진 모로코 셰프샤우엔.







'마을' 이라는 말, 무언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이 있다.  내 마음속으로 그리는 마을은 옹기종기 작고 아름다운 집들이 모여 서로 돕고

화목하여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나의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내가 살아가고 익숙해진 콘크리트 아파트 단지는 '마을' 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엔 무언가 망설여진다. 뭐,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내가 머무는 아파트의 이름도 '햇빛마을' 이긴 하지만,

썩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 모로코의 파란 마을, 셰프 샤우엔을 아는가? >








그렇다. 난 한번도 내 머릿속의 이상적인 마을에서 살아 본 경험이 없다. 난 아파트 세대이고,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줄 곧 아파트에서만 살았다. 그래서 간혹

이곳을 떠나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날 때 쯤이면, '마을' 을 경험하는 것 또한 중요한 한가지 목표가 된다.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나의 이상을, 잠시나마

다른 곳에서 경험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여행 중 '마을' 을 경험하기 위해 자료들을 하나 둘 모으고, 또 어떨때는 사전 정보 없이 우연히 작은 마을들을 경험하게 되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두 경우

모두 결과는 좋은 편이다. 뭐, 네모반듯 삭막한 시멘트 아파트만 아니라면야 나에게 기본점수는 받고 들어가는 것이긴 하지만.

세프샤우엔은 이미 내 계획하에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곳이 이처럼 아름다운 마법에 빠져 있는 곳이리라고는 미쳐 상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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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마을, 파란 매력...?











   























<파란마을 셰프샤우엔. 파란색으로 칠해진 마을의 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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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셰프샤우엔을 방문한 것은 2007년 8월초였다. 지금도 셰프샤우엔은 유럽의 여행지는 물론, 모로코의 마라케쉬나 페스 등과 비교할때에 크게 유명한
 
여행지는 아니다. 하지만 검색 포탈 사이트에 검색 해 본 결과물로도 알 수 있듯이 지금 검색되는 얼마 되지 않는 결과물들도 대부분 이 시기 이후의 것들

이다. 내가 여행을 떠날 당시만 하더라도 셰프 샤우엔이라는 여행지에 대해 모을 수  있는 키워드라고는 '파란마을' 정도였다.


그래, 파란마을이라....색깔 마을들로 유명한 곳들은 꽤나 많다. 지중해를 끼고 살펴보면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이 셰프샤우엔보다 더 유명한 '파란마을'

이고,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에는 '하얀마을' 이라 불리는 작은 마을들이 여럿 있다. 그리고 동유럽의 마을들 중에는 새빨간 색으로 지붕을 칠한

'빨간마을' 도 간혹 있다.

아마 셰프샤우엔도 이 연장선상일 것이라 생각했다. 파란 색으로 마을의 벽들을 칠한, 어느정도 파란 마을의 느낌을 내는 그런 곳일거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후 이곳을 직접 경험하게 되었을 때, 내 생각은 결코 틀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내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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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색 벽보다 이곳을 더욱 파랗게 만드는 것...?









분명 이곳은 파란 마을이고, 이곳을 파란마을이라는 정체성으로 규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온통 파랗게 칠해진 벽과 바닥들이다.

이것이 아니었다면 이곳은 애시당초 파란마을이 되지도 않았고 그것으로 유명해지지도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이곳을 그저 지구상의 '파란마을 중 하나' 가 아닌 '파란마을 셰프샤우엔'  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게 해 줄 수 있는 힘은

파란 벽과 바닥이 아닌 다른 곳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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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샤우엔의 파란 마법은 처음 이곳에 도착하였을 때 만난 파란 택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파란 평행봉을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특별한 이유는 이곳이 셰프샤우엔이기 때문이다.>












<파란 쓰레기 포대자루. 쓰레기봉지가 문화가 되는 것. 결코 쉬운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파란색 마을' 이 되기는 쉽지만 진짜 '파란마을' 이 되기는 쉽지 않다.>






 
내가 셰프샤우엔의 파란 마법을 처음 만난곳은 이곳의 버스정류장이다. 카사블랑카에서부터 버스를 달려 셰프샤우엔의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우리를 반기는 파란색 택시들이었다. 그리고 마을을 천천히 둘러보기 시작하자 하얀색과 파란색의 벽들로 둘러싸인

마을 곳곳에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파란 마법에 빠진 흔적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놀고 있는 평행봉에서부터 쓰레기를

담는 포대자루에 이르기까지. 이곳을 그저 평범한 '파란색 마을' 이 아닌 진짜 '파란 마을' 로 만들어주는 힘은 이런 세세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파란 마법은 그저 보여주기 식으로 조성된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이곳 사람들의 생활속에 녹아 하나가 되어 있었다. 이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유난히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이 많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괜한 기분 탓일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이곳 셰프샤우엔에서 파란색은 하나의 생활이다. 예전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작은 마을 이닝을 방문하였을때, 그 곳 사람들은 파란색이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여 벽을 파란색으로 칠해놓은 곳이 많았다. 혹시 이곳도 그런 미신이 존재하는 것일까? 

어떠한 이유가 되었든간에 이곳 사람들의 파란색 복장은 셰프샤우엔을 파란 마을로서 완성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자연스러움으로 만들어진 파란마을 셰프샤우엔.

이러한 자연스러움은 정말 부러운 것이기도 했는데, 한국의 각종 도시들이 '보여주기' 에 급급한 도시 치장에 치중하는 현실을 돌이켜본다면 더욱 그러했다. 

아름다운 마을은 결코 돈과 잘 짜여진 계획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파란 마을을 만들어내는 것은 이곳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노력도 그 역할을 한다. 이곳에는 파란 옷을 입은 사람이 유난히 많다.>











 
* 파란 마법이 만들어내는 효과...?









































자, 이제 모든 무대는 갖추어졌다. 갑자기 무슨 말이냐고?

파란색 벽들과 바닥. 파란색 택시와 파란색 문. 파란색 쓰레기봉투까지. 이렇게 훌륭한 파란마을이 있다 하더라도 사람이 없으면 무언가 앙꼬빠진 찐빵마냥

심심하고 가장 중요한 무언가 빠진 허전한 느낌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파란마을을 100%로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스머프가 아니다. 사람대신 스머프가 들어가있다면, 그것은 잘은 몰라도 조금은 공포스러워 질 것 같다. 아, 요즘 유행하는 나비족도 안된다.

상상...하지 말자.

스머프보단 그냥 사람이 좋겠다.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이 마을, 사람만 있으면 완벽해 질 것이다.









































파란색 벽만 있었으면 이처럼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반대로, 사람들도 그리고 다른 모든 사물들도 파란색 벽이 없었다면 이처럼 매력적이지 못했을

것이다. 파란색 배경은 마치 마법같았다. 평범한 노란색 참외더미도, 빨간 옷에 노란 천을 두른 아줌마도, 파란색 옷을 입은 아이들도 셰프샤우엔의 파란

마법을 만나 이토록 아름다운 매력을 얻었다. 



인간 또한 그러할 것이다. 나 혼자 존재하는 것보다 '당신' 들이 존재해서 내가 더 매력적인 존재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난 항상 당신들에게 감사할 수 밖에 없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당신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항상 고맙고 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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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프 샤우엔


모로코 북부의 작은 마을. 산 위에 위치한 '파란 마을' 이다. 아마 모로코를 여행하는 당신들의 계획속에는 대부분 마라케쉬, 페스. 그리고 혹자는 카사블랑카,

에샤우라, 아실라, 셰프샤우엔, 탕헤르 등의 이름이 들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모로코라는 곳을 유럽에서부터 들어오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루트는 크게 두가지가 될 수 있는데, 첫째는 마라케쉬행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일테고, 둘째는 스페인 알헤시라스- 탕헤르 구간의 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아마 전자의 경우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모로코에서 기차는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부분은 버스로 이동하게 되는데, 마라케쉬에서 시작을 한다면 아마 페스로 먼저 온 후

페스에서 세프샤우엔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고, 탕헤르에서 시작을 한다면 바로 셰프샤우엔으로 이동할수도 있다.


마라케쉬 - 셰프샤우엔: 약 4시간 .

탕헤르 - 셰프샤우엔 : 약 3시간. 



가격은 지금은 변동이 많이 되었을 것 같아 생략.



p.s  아직 셰프샤우엔에 대해서는 못다한 이야기가 조금 더 있다. 
   
   혹시 원하시는 분이 있다거나, 아니면 혹시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이야기를 해 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