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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이런 곳으로 여행

소오강호의 배경, 하늘에 매달린 현공사.

 

김용이라는 이름을 들어본적이 있는가? 혹시나 귀순 가수 김용을 떠올렸다면, 또 다른 사람을 한번 떠올려보라.

아마 얼굴은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용’ 이라는 이름과 연관되는 단어를 떠올려보라.

아마 나라면 금방 ‘ 무협(武俠)’ 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그리고 영웅문, 의천도룡기, 신조협려.. 장무기 등의 이름도 떠오른다.

 

난 김용의 열성팬은 아니다. 하지만 아주 유명한 몇몇 소설이나 영화는 보았는데 (정말 영화화된 작품이 워낙 많기에 접하기 싫어도 저절로 접하게 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그것이 TV든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소오강호> 다.

 

<영화 소오강호의 포스터>

 

 

 

그리고, 김용의 무협지를 보면 9파1방이라는 것이 등장한다. 1방은 거지들로 이루어진 개방을 뜻하고 9파 중에는  무당파, 소림파, 아미파, 화산파, 곤륜

파, 점창파의 6개 문파는 거의 모든 작품에 공동적으로 등장하며, 나머지 3파는 작품에 따라 공동파, 종남파, 청성파, 장백파, 형산파 등이 속한다.

 

김용의 무협소설을 한번이라도 읽어본 사람들은 모두 동의하겠지만, 무척이나 재미있다. 그리고 소설의 내용만큼이나 재미있는 사실은 9파의 근거지들

이 대부분 지금까지도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곳이라는 사실이다. 혹시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개연성(蓋然性) 이란 단어를 배운 기억이 날지 모르겠다.

소설이란 실제로도 ‘있을법한’ 사실을 허구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김용의 소설은 사람들이 하늘을 날라다니고 온갖 무공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허구적

캐릭터로 가득찬 판타지이지만, 그 지리적 배경은 사실 그 자체이다. 그러고 보니 굳이 무협을 의식하고 찾아간 것은 아니었는데, 이미 필자가 방문해 본

곳만도 소림파의 본거지 소림사, 화산파의 본거지 화산, 장백파의 본거지 장백산(백두산이다), 형산파이 본거지 형산 등 4군데나 된다.

 

그 중, 지금 할 이야기는 형산파의 본거지인 형산, 그리고 형산에 위치한 사찰 현공사와 관련된 것이다.

 

 

 

 

 

형산은 중국의 산서(山西)성에 위치해있고, 도시로 따지자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산시성의 성도인 다통(大同) 이다. 다통은 베이징에서

기차로 6시간 정도 걸리는, 베이징에서 갈 수 있는 다른 도시의 여행지 중에서는 청더(承德)와 더불어 가장 가까운 편에 속한다. 형산과 현공사외에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중국 3대 석굴 중 하나인 윈강석굴과 목탑사 등 볼거리가 제법 많은 곳이다.



 

 

 

 

 

 

 

 

 

 

 

 

 


다통에 도착해 다시 1시간여를 달려, 형산 자락에 닿았다. 중국에는 바위로 이루어진 5개의 유명산 산이 있는데, 이름하여 오악(五嶽) 이라 부른다.

형산은 그 중 남악(南嶽) 에 해당된다. 하늘을 찌를 듯 늠름한 기세로 서 있는 이 바위산이 형산이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각을 곤두세우고 살펴보면, 절벽에 붙은 기이한 형상을 볼 수 있다.

 

현공사(悬空寺) .

이름을 뜯어보면 ‘하늘에 매달린 절’ 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광경 역시 이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형산의 자락에

떠있는 현공사 역시 소오강호의 배경이다. 무협지를 읽지 않았더라도 아마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이 범상치 않은 장소라는 것을 말이다.

 

 

 




 

 

 

 

 

 

 

 

 





입장료를 내고 나면 저 절벽 위에 매달린 현공사를 밟아볼 수 있다. 계단을 오르고 올라 현공사에 가까워질수록 그 형체가 선명해지는데, 절벽에 의지하

고 있는 그 모습이 정말 위태해 보인다. 더구나 나무로 된 바닥은 발걸음을 옮길 때 마다 삐걱대는 소음을 만들어내는데, 그럴때마다 한번씩 온몸에 두려

움이 훑고 지나가곤 한다. 안돼…난 경공을 할 수 없는데…

 

 

 




 

 

 

 

 

 

 

 

 

 

 

두려워하지 않으려해도,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아찔함을 극복하기란 쉬운 일만은 아니다. 더구나 현공사에 오르는 통로는 사람

하나가 지나가기에도 벅찰 정도로 좁은 곳이 대부분이라, 혹시나 사진을 찍거나 다른 정리를 위해 멈추어 서 있을 경우 어쩔 수 없이 옆으로 사람들이 비

켜 지나가게 되는데, 이 때 공포가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난 비록 중국인들을 믿지만….

 

 





 

 

 

현공사가 처음 세워진 것은 이미 지금으로부터 1400년이나 거슬러 올라가는 북위시대이다. 물론 지금까지 끊임없이 보수가 이루어져서 지금의 형태를 유

지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지금 우리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형상만으로 이미 경이로움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혹시나 중국의 다통 지역을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더욱이 김용 무협소설의 팬이라면 꼭 들러 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하늘에 매달린 현공사를 배경으로 자신만의 무협소설을 써내려 가는것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