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에 대한 모든 것/세계 각국....

세계 각국, 여행 중 만난 낙서들.

 

 

 

  

 


<이탈리아 피렌체>






언제, 누가 맨 처음 시작했을까?

누군가의 낙서는 누군가의 기억을 담고 있다.

그 언젠가, 그 누군가에 의해 처음 시작된 그곳에 하나 둘 흔적들이 더해진다.

시간과 함께 지워지기도 하고, 새로운 기억들이 더해지기도 하면서

같은 장소에 그려진 낙서도 각각의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기억으로 남게 된다.

 

 

 

 

<러시아 이르쿠츠크>


누군가 이런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

이곳에 낙서를 하면 사랑이 이루어 질 거라는 그 말.

 


 

<러시아 이르쿠츠크>

 

러시아 사람들은 정말 그렇게 믿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러시아는 유난히 하트를 그린 낙서들이 많고, 사랑을 찾는 사람들도 많은 곳이니까.

 

 


 

<러시아 이르쿠츠크>

 

사랑을 찾는 것은 인간에겐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일지 모른다.

모두가 사랑을 하는 이르쿠츠크에서 혼자라는 것이, 너무나 외로워 보이는 한 낙서.

왜 세상에 나만 혼자인 것일까 고민하며 자신에게 되물어본다.

‘도대체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실망하지마.  언젠가는 그대에게도 사랑이 찾아올 것이니까.

언젠가 다시 저 곳을 갔을 때는, 저 낙서 옆에 누군가가 반쪽을 그려놓아 주었으면.

 

 

 

 

 

 

<이탈리아 로마>

낙서는 인간 속에 가진 유쾌함의 표현이기도 하고,

 

 


 


<스페인 히로나>


내 안의 그 무엇을 억누르기만을 강요하는 이 갑갑한 세상을 향해 토해내는 고요한 외침이기도 하다.

 

 

 


<중국 신장성 이닝>


굳이 때묻은 담벼락이 아니더라도,

 

 

 


 <헝가리 부다페스트>


그리운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공중전화 박스라던지

 

 

 


<헝가리 부다페스트>


글씨 한 글자 쓰기 조차 벅찬 에스컬레이터의 사이의 좁은 공간이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공원>


때로는 애꿎은 선인장이더라도 사람들은 흔적을 남길 공간을 찾아내 기억을 남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어린 시절 어른들은 말했다.

낙서하지마.

낙서는 나쁜 것이야.

하지마.

안돼.

 

 


 

<이탈리아 베네치아>

 

사실은 그래서 더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 말라니까. 안된다니까.

더 ‘몰래’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모로코 아실라>


그리고, 시간이 지나 자라나면서 모든 낙서가 나쁜 것이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고,

낙서가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도시 전체가 예술적인 낙서와 그림들로 가득 찬 도시도 있고

 

 

 

<체코 프라하>


낙서 느낌의 인테리어와 메뉴판으로 꾸며놓은 ‘나쁜’ 음식점도 있다.

 

 


 

 

<중국 마카오>



그리고 이제는 하나의 예술이자 문화로 인정받기 시작한 공식적인 낙서 ‘그래피티’ 도 있다.

 

.

……

…………

 

과연 낙서는 그냥 의미 없는 ‘잘못된 놀이’  일 뿐일까?

낙서가 수천년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되는 것은 이것들이 우리의 무언가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몽골 울란바토르>


우리는 무언가를 기억하고
싶다.

몽골인들은 자신들의 영웅 징키스칸을 산 위에 그려 기억한다.

 

 


 

<이집트 룩소르>


우리는 무언가를 바라고 이루고 싶다.

이집트에서 양의 피를 묻혀 손바닥을 찍는 것은 부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그리고 우리는, 때때로 무언가를 말하고 싶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외곽에서 우연히 발견한 담벼락의 낙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조항3. 모든 인간은 개인의 안전과 자유와 삶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  -인권선언문-    

 

세계 각국, 여행 중 만난 낙서들은 이런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채워주고 있었다.

사회는 우리에게 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안돼, 라고 말하는 그런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