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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China Story

중국에서 만난 반가운 신라면

 

 

처음 중국을 왔을 때가 2005년의 여름이었다. 40여일간 중국 대륙의 허리를 가로질러 여행을 했지만, 그때는 한국의 라면을 만나지 못했다.

아마 그때도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한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없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09년 , 중국의 베이징에서 공부를 할 기회가 찾아왔다. 4년 만에 다시 찾은 베이징은 많이 변해 있었다.

그리고 학교 근처의 할인 마트에서 반가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인의 매운맛.

신라면.

 

 

 

 

 

농심이 본격적으로 중국에 진출하고 생산공장을 설립하면서, 현재 베이징에서는 농심의 라면들을 구할 수 있다. (물론 중국 생산 오리지날 버젼이다.)

신라면과 안성탕면, 너구리(중국에선 우동면이라는 이름.) , 백색 카레면과 감자탕면, 베이징의 변방인 이곳에서는 이 다섯가지 종류를 구할 수 있다.

 



 

 

요리보고 조리봐도 우리가 아는 그 신라면.

한국인이 소비하는 면을 펴서 합치면 지구를 수십바퀴 둘러치고도 남는다는 그 한국인의 매운맛!

겉모습은 거의 다르지 않다.

 



 

 

그리고, 봉지의 뒷면에는 또 다른 반가운 얼굴이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라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 참고로 뽀식이 아저씨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꽤나 인기를 모았던 영화 ‘무간도’ 를 기억하는가? 무간도에서 삼합회 조직의 보스로 등장하셨던  ‘증지위(曾志偉)’ 다.

혹시 영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있다면 그 밖에도 많은 영화에서 이 분을 접하였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국민 배우중 한명으로

큰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이다. 그나저나, 중국인들은 음료수 캔이든 과자봉지든 라면 봉지든 간에 유명한 연예인들의

얼굴을 박는 것을 참으로 좋아한다. 우리나라는?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김건모의 얼굴이 그려진 ‘코코팜’ 이다.

 

 

 

 

 

 

그렇다면 속은 어떨까?

봉지를 뜯어보니 , 뭐 역시나 별반 다를 바 없다. 분말스프 + 건더기스프.

건더기 스프에는 신라면의 상징과도 같은 ‘버섯 조각’ 이 들어있다.

 

맛은, 사실 한국의 그것과 100% 똑같지는 않다. 지금 농심이 중국에서  가진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고, 현재의 시장 타겟 또한 대부분이

한국인 교민들이 주를 이룬다. 중국에는 이미 중국판 농심이라 할수있는 ‘강스푸’ 라는 회사가 먹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인이 많지

않은 곳이나 일반 작은 슈퍼에서는 농심의 라면들을 찾아보기가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농심은 이미 중국에서 앞으로 적극적인 확장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에서 생산되는 신라면은 조금은 중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중국판’ 이다. 조금은 덜 맵고, 덜 짜다. 그래서 한국의 습관대로

물 조절을 하다 보면 이게 뭐야? 싶은 밍밍한 맛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아쉬운 대로, 한국인의 매운맛이 그리울 때면 신라면 한 젓가락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난 오늘도 신라면을 먹는다.

 

 

 

덧1. 이번 주 수요일부터 컴퓨터가 고장이 나서 며칠간 블로그 접속을 못하고 포스팅도 못하고 관리도 못했습니다…ㅠ

덧2. 저는 농심 직원도 직원 친척도 아닙니다.

덧3. 지금 베이징에 첫눈이 내리고 있네요. 한국은 아직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