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국어사전에 뜨는 '명품'의 정의다.
그럼 무엇이 뛰어나면 이름난 물건이 되는 것일까?
성능? 디자인?
명품의 조건
내가 생각하는 명품의 조건은 하나다.
바로 '장인[匠人]정신'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
이는 아주 포괄적인 의미를 담는다.
이 장인정신이라 하면 요즘에 '프로정신'이라는 것도 포함되겠다. '정성'이 될 수도 있고 또 '애정'일 수도 있다. 장인 정신은 어떤 대상의 디자인에 깃들 수도 있고, 성능에 깃들 수도 있고, 심지어 그 것의 이름에 깃들 수도 있다.
즉, 사람의 정성어린 '손길'같은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술작품이든, 상품이든 일단 나의 명품의 반열에 오르려면 이 조건이 필요하다.
최근 경험한 아주 주관적인 예를 들어보면...<관련글 : 웨이스트 다운>
오른쪽 사진의 스커트를 보자.
일명 명품으로 유명한 'PRADA'의 스커트이다.
프라다라는 브랜드 가치와 더불어
주름주름 예쁘게 펼쳐진 스커트 디자인도 꽤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가까이다가가
저 주름들이 프린팅 된 주름무늬란걸 알게 된 순간.
'싼 티'나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저 무늬를 흰색 스커트 원단에 깔끔히 프린팅하는 기술,
그리고
저런 시도를 가능케한 아이디어.
모두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싸보이는건 어쩔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 스커트에는
주름을 하나하나 만들어 내는 장인의 손길이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이 스커트가 비록 많은 손길을 거쳤을 지라도
디자인을 생각하며 치마의 주름을 하나하나 잡아내는 장인의 그 것과는
분명 차이를 둘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 스커트를 보면서 떠오른 것이
인테리어에 많이 사용되는'벽돌 무늬'벽지 이다.
길가에 서있는 예쁜 벽돌벽을 보고 가까이 다가갔다가 그것이 벽돌'무늬'벽지인걸 알고 실망한 적이 적지않다.
왜 실망한 걸까. 왜 그 벽돌벽이 가짜인걸 알고 아쉬워하고 기분나빠했나...
그건 아마 '정성'에 대한 기대 때문. 기대하고 다가갔던 그것이 가짜임을 아는 순간 실망감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 사진같은 흙벽을 사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이는 '명품'이라 생각한다.
이런 저런 경험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명품은 반드시 이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가고 싶은 명품 도시
여행을 하면서 한국과 외국을 단순 비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때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이 '장인 정신'의 있고 없음이다.
물론 내가 보는건 '건축물'이 대부분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건축물'은 일반'건물'과 차이 없이 사용했다.)
아직 명품 건축물이 무엇일까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한국의 수많은 건축물에서 느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손길'의 부족이다.
이 '손길'을 오해해서 받아들이면 '손으로 지은 건물'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내가 말하는 손길은 이런 말이 아니다.
건축물은 사람이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공간을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건축물의 작은 요소(디테일)도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
예를들어 창의 위치, 더 깊이 들어가 창틀의 색깔, 잠금쇠의 위치, 디자인까지... 이 세세한 요소들까지
사람에 따라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약간 오바스럽긴 하지만..)
결국 건축물 하나를 세우더라도 혼신의 힘을 다해 세워나간다면 그 것이 명품 건축물이고
그 것들이 모여 크게는 명품 도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건축물뿐만 아니라 음식도, 예술도.. 모든 것들이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런 정신을 가지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명품 시민.
내가 이런 도시에 도착한 여행자라면 크게 감동할 것이다.
아직은 우리나라는 먼나라 이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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