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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세계 각국....

세계 각국, 여행 중 만났던 지하철 표시판 모음.

 

 



기차가 ‘여행’ 과 ‘ 그리움’ 의 정서를 가지고 있다면 지하철은 빠르고 편리한 ‘교통수단’ 의 이미지가 강하다.

기차가 주로 먼 거리의 도시와 도시 사이를 연결한다면 지하철은 한 도시내의 각 지점들을 연결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한 것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기차와 지하철의 정서는 약간은 각자 다른 특색을 가진 것으로 구분 지어져 다가온다.

분명 여행 중 기차를 탈 때와 지하철을 탈 때의 느낌은 다르다. 덜컹거리는 기차에 몸을 싣고 있으면, 특히나 침대칸이라면 그 자체로 여행의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반면 대도시의 철철대는 지하철에 많은 사람들과 살을 비비며 서 있는 것은 여행자라는 정체성을 느낄 수 있다기보다는 일시적이나

마 마치 그 도시의 구성원이 된 느낌이 들게 한다.

 

세계를 여행하면서, 기차 만큼이나 많은 지하철을 만났다. 그리고 도시민들의 발인 지하철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라고 말해주는 지하철 표시판들도 꽤나

많이 접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세계 각국에 존재하는 이것들이 비슷하지만 다른 각자의 특색을 가지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1. 중국 션젼(深圳)

 

 

 

 

 

중국 광동성의 션젼은 홍콩과 인접한 경제특구로, 행정구역상으로는 직할시에도 들지 못하지만

(중국에는 현재 베이징,상하이,텐진, 충칭의 4개 직할시가 있다) 

경제적인 측면만 놓고 보자면 상하이에 이어 명실상부한 중국 제2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수도 베이징은 문화나 역사, 정치적 측면의 중심지이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는 션젼보다 한 단계 아래이고, 다른 직할시들도 마찬가지이다.

션젼 부근의 광저우가 션젼과 거의 비슷한 경제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선 미세하게나마

션젼을 상하이 바로 다음의 경제 도시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렇듯 션젼은 중국의 대도시답게 잘 갖추어진 지하철을 가지고 있다. 션젼의 지하철을 나타내는 표시는 둥근 모양의 녹색 마크다.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기 때문에 나름 잘 만든 마크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 모양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왜 저런 모양을 채택했는지는 알 수 없다.

 

 

 

 

 

2. 중국 광저우

 

 


션젼의 이웃에 위치한 또 다른 중국의 대표적인 대도시 광저우.

버스로 3시간이 넘게 걸리긴 하지만 ‘대륙’ 에서는 이 정도면 가까운 이웃이다.  광저우의 지하철은 현재는 4개의 호선이 운행중이다.

광저우의 지하철 마크는 사진 왼쪽 끝에 보이는 것처럼 휘어진 두 개의 막대(?) 이다.  아마도 지하철의 철로를 표시하는 것이 아닐까?

 

 

 

 

3. 이집트 카이로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의 지하철 마크는 막 코믹스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빨간 마크는 눈에 잘 띄는 장점이 있고, 마크에 새겨진 아랍어는 이집트만의 특색을 너무나 잘 나타내주고 있다.

아마도 아랍, 이슬람권 국가와 도시를 통틀어서 유일하게 지하철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듣기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현재 지하철 공사 중이며, 인도는 이슬람이 아닌 힌두권으로 분류 하는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유럽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탓에 지하철을 M 으로 표시하고 있다. M은 메트로(Metro) 를 나타낸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나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4. 불가리아 소피아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 역시나 지하철이 있다.

유럽의 지하철 표시판은 모두 기본적으로 M(metro) 을 상징화하고 있다.

소피아의 지하철 표시판은 4면으로 되어있어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입체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

M 밑에는 방패처럼 생긴 아래가 뾰족한 마크가 있는데, 아마도 소피아 지하철 고유의 엠블럼인듯 하다.

불가리아 역시 러시아와 같은 키릴 문자를 사용하고 있어 러시아를 여행해 본 경험이 있는 여행자라면 매우 반가운 곳이기도 하다.

 

 

 

5. 그리스 아테네

 

 

 

유럽 문명의 시작점, 그리스의 아테네.

아무리 봐도 수학기호인 그리스어와 어울린 지하철 표시판은 아테네의 도시분위기에 너무나 잘 어울린다.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유적지인 아테네의 관광지 곳곳을 잘 연결하고 있으며 역 사이 거리가 짧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지하철의 티켓을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출입을 막는 다른 장애물도 없으며 검표원도 없어 무임승차가 가능하지만

만약 지하철 안에서 불시에 이루어지는 검표에 걸리게 되면 운임의 수십배를 물어야 한다.

필자는 가지고 있던 가이드북에 공항버스티켓으로 하루 동안 프리패스처럼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을 보고 마음껏 이용하다가 마지막에

검표원에 발각이 되었는데, 공항버스티켓으로 하루 동안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는 가이드북의 정보가 잘못된 것이었다.

그래서 지하철공사의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사무실에 끌려가 큰 벌금을 물 번 했으나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해

가까스로 해결(?) 할 수 있었던 경험이 있다. 아테네에선 아무도 없다고 그냥 막 타면 안 된다. (지하철이든 뭐든….)    

 

 

 

 

 

6. 이탈리아 밀라노


 

 

밀라노는 M 하나로 모든 것이 통한다.

Metro

그리고

Milano.

Mcdonald 아닙니다.

 

 

 

 

7. 스페인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의 지하철 표시판 역시 M 이라는 글자와 빨간색 배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약간은 성의 없는 듯 하지만, 떼다 만 스티커 흔적이라던가 빈티지한 느낌이 바르셀로나의 도시 분위기와는 나름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아, 다른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바르셀로나의 지하철을 이용할 때는 가방, 지갑을 조심하고 또 조심하도록 해야 한다.

 

 

 

 

 

8. 스페인 마드리드

 

 

 

 

마드리드의 메트로 표시판은 바르셀로나의 마름모꼴과 유사한 듯 하지만 훨씬 더 디자인에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빨간색과 파란색, 흰색의 조합으로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눈에 잘 띄는 마크를 만들어냈다.

실제로 이 지하철 마크는 멀리서도 눈에 아주 잘 뜨이며, 디자인도 나름 훌륭하다.

 

 

 

9. 체코 프라하

 

 

개인적으로는 녹색의 이 마크가 프라하의 도시 분위기에 썩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프라하 정도의 역사와 매력을 가진 곳이라면 조금 더 특색 있는 모습의 ‘프라하’ 스러운 것이었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녹색 배경의 마크는 눈에 잘 보이는 것도 아니고, 화살표 모양과 결합된 메트로의 M 은 왠만한 센스가 없으면 알아볼 수 조차 없다.

도시 전체가 가진 매력에 비하면 작은 부분의 흠에 불과하지만, 조금은 실망스럽다.

 

 

 

 

10. 헝가리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의 메트로 마크는 아주 유쾌하다. 살짝 기울어져 있는 M 자와 빨간색과 흰색의 조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둥근 모양까지.

화살표와 결합되어 있는 것은 프라하와 비슷하지만 디자인은 너무나도 큰 차이가 난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여행자가 느끼는 도시의 품격이라는 것은 작고 소소한 것에서 결정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멋진 유적지, 박물관도 중요하지만 쓰레기통 하나, 지하철 표지판 하나에서 묻어 나오는 센스와 유쾌함에 감탄하게 되고

그 도시의 매력을 가슴속에 더욱 깊이 새기게 된다.

기울어진 M 은 기울어짐 그 이상의 아주 뛰어난 센스라고밖에 볼 수 없다.

 

 

 

 

 

11. 태국 방콕


 


 

 

 

방콕에는 지하철은 MRT 와 지상으로 달리는 전철인 BTS, 스카이 트레인이 있다. 둘의 운영 회사가 다를 뿐더러 서로 환승도 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여기에 있는 지하철 마크 중에서 방콕의 BTS 마크가 가장 인상적이다.

유럽의 그것들처럼 ‘M’ 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누구나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센스가 있는 사람이면 저것이 지하철과 비슷한 것을 나타낸다는 것쯤은 직감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빨간색과 파란색, 그리고 흰 배경의 조화는 마드리드의 그것과 같지만 훨씬 세련된 느낌이다.

스카이트레인은 무더운 방콕에서 더위를 피하기에도 아주 좋은 장소이기도 하며

시암광장등의 신시가지로 가는데 있어서 아주 편리한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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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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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는 항상 이방인이다.

새로운 곳에 도착해서 익숙해 질 때 쯤이면 또 다시 떠나야 하기 때문에,

머뭄과 떠남의 반복인 여행 속의 여행자는 언제나 경계선 밖에 있는 존재이다.

세계 각국의 지하철 표시판은 모양은 서로 다르지만,

지하철이 이런 여행자들을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연결해주는 고마운 통로라는 점은 세계 어느 곳이나 동일하다.

지하철에 서서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양복을 입은 지친 직장인,  친구들과 함께 집으로 향하는 교복 입은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면

그곳이 세계 어느 곳의 지하철이든 당신은 그곳의 ‘일상’  일부분에 서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