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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09'TheGreater Mekong

Start~!

<여행 1일째>

 

 

 

아침이 찾아오고, 난 베이징 서역으로 향했어. 내가 있는 이곳은 베이징에서도 동쪽의 조금 외곽이라,

서역 까지는 아마 한시간쯤 걸릴꺼야. 1시 출발 기차니깐, 10시반쯤 출발하면 충분해.

서역에 도착하고 보니, 보이는 건 사람뿐이야. 맞어, 여긴 중국이었지.

중국의 수도 베이징, 사람 구경하기 너무 좋은 곳이야.

특히나 기차역은 정말...

 

 

 

 기차는 곧 도착했어. 이곳은 출발역이라 적어도 30분전엔 미리 기차에 오를 수 있어.

베이징에서 서쪽으로 가는 기차는 거의 서역에서 출발하고, 또 남쪽으로 가는 기차중 많은 수도 서역에서 출발해서, 이제 서역이 베이징역보다 오히려 사람이 더 많아진 느낌이야.

그리고 내가 가려는 곳도 이곳 서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만 있어.

 

 

 

 

아, 내가 이제 어디로 갈꺼냐구? 남쪽으로 갈꺼야. 이번 여행은 남쪽을 샅샅이 훑어볼 계획이야.

그리고 중국 뿐 아니라, 더 남쪽으로, 더 남쪽으로 갈 생각이야. 일단은 광저우다.

그곳에 나랑 가장 친한 중국 친구가 있어. 방학이라 이미 집으로 돌아가 있으니까,

광저우에선 그 친구와 함께 할 것 같아.

아무래도 네이티브와 함께라면 더 현지인처럼 돌아볼 수 있을거라 기대가 돼. 난 관광객이 되긴 싫거든.

 

이 기차는 지우롱, 우리가 흔히 '구룡반도' 라고 알고 있는 그 곳, 맞어 홍콩이지. 그곳까지 가는 엄연한 국제열차야. 난 광저우에서 내리겠지만, 기차는 아마 바다 앞 땅 끝 홍콩에 가서야 멈출꺼야.

 

 

 

그렇게 기차에 올라타 무거운 배낭을 지고 내 자리를 찾아 낑낑대며 움직였어.

내 짐이 얼마나 많은지 알면 넌 정말 놀랄꺼야. 하지만 어쩌겠어. 내가 선택한 여행인걸......

 

T97열차. 베이징서 → 광저우동. 다행히도 침대표를 구할 수 있었어.

이 아저씨와 옆자리에서 22시간을 함께 가게 되었어.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이분이 조선족인거야.

이번 여행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이분이 이번 여행에서 첫번째 만난 인연이 되었어. 이 아저씨는 원래 연길 출신인데, 87년도에 베이징 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광저우에서 사업 중이시래. 근데 87년이면...천안문 사건이 있었던 해잖아? 베이징 대학이면 그 사건의 중심무대였던 곳이고....

내가 그래도 명색이 사회학도인데 관심이 안 갈 수가 없었어 .

 

이야기를 해보니 이분 역시 학생 간부로 천안문 사건에 참여를 했고, 감옥에도 잠시 다녀왔다고 하셨어.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이 깊었던 것은, 그 시절 가장 유명했던 운동 지도부들이 운동이 마무리도 되기전에 자기내들 혼자서 미국 첩보기관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피신한것에 대해 정말 강한 분노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지.

 

 "걔들은 지도자도 인간도 아냐...."

 

이 한마디에 모든게 묻어났어. 지도자들이 따르던 학생들을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어쨌든 이야기는 너무 재미있었고, 시간은 생각보단 잘 흘러갔어.

수업시간에서만 배우던 천안문 사건의 역사적 산 증인을 이곳에서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중국의 기차 이동에서 컵라면은 필수품이야. 물론 기차안에서 도시락을 팔긴 하지만, 중국인들은 대부분 컵라면을 먹을 정도니깐. 국민 컵라면 정도 되는 '강스푸' 회사의 컵라면이야.

아마 한국으로 따지자면 "농*" 쯤 될꺼야. 파란색은 해물맛인데, 그나마 한국인들 입맛에 잘 맞는다고 생각해.

 

난 컵라면 하나먹고 빨리 자려 했는데, 옆좌석 아저씨가 맥주를 줘서 맥주도 한캔 마셨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안주 삼으니, 솔직히 말하면 2캔....마셨어. 별로 시원하지도 않았는데, 정말 맛있게 느껴졌거든.

 

맥주 한잔하고 잠자리에 드니, 덜컹거리는 기차의 잠자리도 아무런 방해가 되지 못해.

내일쯤이면 금방 광저우에 닿을꺼야.

 

 

 

 

<여행 2일째>

 

 

 

 

광저우 동역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광저우에 처음 도착하고 가장 먼저 든 느낌은 '덥다' 였어.

한국도, 특히나 대구는, 그리고 베이징도 더위라면 빠지지 않는 곳인데, 광저우는 차원이 달라.

뜨거운 바람이 숨을 턱턱 막히게 해서 제대로 숨을 쉴수가 없었다니깐.

정말, 뻥 아니고 진짜야.

 

역앞의 KFC에서 어렵지 않게 중국 친구인 무자를 만날 수 있었어.

무자가 화남 사범 대학안에 있는 기숙사 숙소를 싼값에 소개시켜 준 덕분에

싼 숙소가 거의 없는 광저우에서 하루에 50원이라는 그나마 싼 가격에 머무를 수 있게 되었어.

짐을 풀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지하철 역이 나왔어. 대도시답게 잘 정리된 지하철이 있어.

 

 

 

 이게 광저우 지하철 마크야. 멀리서 딱 보면 지하철인줄 알 수 있을것 같아?

처음 봤을때 디자인적인 느낌은 어때?

이런 아무렇지도 않은 사소한 것들을 잘 하는게 센스 아니겠어?

근데 이건 뭐, 별로 특별하게 눈에 띄는 건 없어.

어쨋거나 아직 도착해서 아무것도 먹지 못했더니 배가 너무 고파.

일단 뭘 좀 먹어야겠어.

 

 

 

배가 고프다고 하니, 무자는 광저우에서 유명한 집이 있다며 날 데리고 갔어.

규모가 크다거나, 으리으리한 집은 아닌데, 문 앞에서부터 가계안의 분주함이 느껴졌어.

 

 

 

 

이 곳에 뭘 팔길래 그렇게 유명하냐고? 바로 우리도 잘아는 '죽' 이야.

그리고 저기 보이는 만두같이 피속에 고기속이 든 것도 죽과 함께 잘 팔리는 메뉴중 하나고.

 

베이징같은 중국 북방이 면과 만두같은 밀가루 음식을 즐긴다면, 광저우같은 남방은 바로 '쌀' 이야.

그래서 광저우에서는 죽도 아주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음식이지. 저기 보이는 저 죽은 닭고기가 들어간 죽인데,

우리가 보통 먹는 죽과 별반 다를 게 없었어.

오히려 닭으로 우려낸 육수가 담백해서 이게 중국 음식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였다니깐.

 

 

 

분주해. 먹고 있는 도중에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또 포장해 가는 사람들도 많고.

유명한 집이 막상 먹을게 없다고 하는 말은 여기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인것 같아.

 

 

- 다음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