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여기는 광저우 청평시장 입니다.
평범하게 자리를 지키는 이분들도 이곳에서 아마 잔뼈가 굵은 광저우의 베테랑이겠지.
개그 프로에선 16년 동안 한가지만 해 온 '달인' 을 이야기하잖아.
모르긴 몰라도 여기에도 달인들은 아주 많을꺼야.
이분들은 약재 썰기의 달인?
수십년간 같은 일을 하고도 웃으며 즐길 수 있다면,
그야 말로 정말 달인이겠지?
이런 분들은 그냥 삶 자체가 달인이야.
봐. 그냥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포스가 철철 넘치는 걸.
아직은 풋내기지만, 언젠가는 달인이 될 미래의 달인도 만날 수 있었어.
그리고, 지금부터는 이런 달인들과 이곳에서 함께 만나볼 수 있는 것들이야.
여느 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각종 곡식들, 잡곡들을 파는 미곡점도 있고,
달콤하게 입안에서 녹을 것 같은 양과자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었어.
그리고 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정육점이지.
그런데 자세히 보니 항상 보던 것과는 무언가가 달라.
저기 길쭉한 건 뭐지....?
모가지다. 오리인지 칠면조인지는 모르겠지만, 닭은 아닌거 같아. 목이 너무 길어.
벌떡벌떡 뛰는 심장부터 뇌에 이르기까지, 없는게 없어.
비위가 좋지 않으면 그냥 쳐다보지 말고 빨리 지나치는게 좋을꺼야.
그리고 계속헤서 조금 더 들어가면....
뭔가요 대체 이건....
뱀도 아닌것이 개구리도 아닌것이, 도마뱀인것 같다.
그런데, 저렇게 짜부러진체 꼬챙이에 끼여서 잠들어있군.
아마 옆에 약재가 있는걸로 봐서 저 도마뱀도 약으로 쓰이는것 같아.
네발달린 짐승으로 광저우에 태어난 것이 죄다.(다른 곳에서 왔을수도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도마뱀은 빠르고, 물고 독도 있는 그런 이미지 아니었어?
이곳 광저우시장에서는 너무나 초라한 모습이야.
나중엔 광저우 사람들의 뱃속으로 들어가시겠지.
그리고 그 다음은, 거북님이시다.
역시나 초라하게 갖혀있군.
아마도 이분들은 '탕(湯)' 으로 거듭나시겠지.
정말, 말로만이 아니라 광저우에선 그냥 일상이야.
뱀이든, 거북이든 그냥 식재료일 뿐이지.
아마 광저우 사람들은 소고기, 돼지고기랑 크게 다르다고 생각지 않을껄?
으악~! 뱀이다.
물뱀이야. 그냥 시장에서 뱀을 팔고 있어.
물론 이것도 식재료의 일부야. 사실 광저우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중 하나가 뱀요리, 거북이 요리지.
물론 한국의 아저씨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어....-.-;
그리고 가격이 생각보다 크게 비싸지 않다고.
광저우니까.
뱀장어처럼 보이는 것들도 있고.
저기 위에 계란을 먹이로 준 것이 보여.
난 실제론 처음 봤는데, 꽤 신기했어.
뱀들이 가득한 곳을 지나쳐 나오니, 귀여운 새들이 보이네.
그런데 가만, 자세히 보니 그물에 걸려있잖아?
움직이려고 바둥대는데 어쩔 도리가 없어.
이 귀여운 새들도 식재료야.
아마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듯 해.
아 불쌍한 것들.
다음생에선 광저우만은 피해 다른곳에서 태어나거라...
시장 골목을 샅샅이 훑고 나오는 길에 닭을 파는 곳을 만났어.
뭐, 닭 파는 곳이야 한국 재래시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으니 싶어 지나치려는데,
가만히 보니 우리에 뭔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잖아?
자세히 보니 가격과 함께 닭들의 출신지역이 적혀 있는거였어.
강서성에서 온 강서닭, 원창에서 온 닭...
아마 자기네들끼리 닭장안에서 계라도 조직할지도 모르겠군....(이거 '계'그야...-.-;)
어쨌거나, 광저우 재래시장 탐험은 충격과 즐거움의 연속이었어.
무엇보다도 이 모든것들이 '먹기 위한' 것이라는 것. 광저우 사람들은 대단해.
네발 달린것은 책상빼고, 그리고 날개달린 것은 비행기빼고 다 먹는다는 이분들.
광저우 시장엔 정말 없는 것 뺴고, 다 있어.
그럼 나도 이런 광저우에 왔으니,
뭔가 광저우다운 것을 한번 먹어봐야겠어.
결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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