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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모든 것/China Story

북경의 유럽풍 쇼핑몰에서 관람한 3D 아바타.






베이징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여전히 우리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장소는 천안문과 만리장성이다. 아마도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이러한 베이징의 상징들은 십년, 이십년의 시간이 흘러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수백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당시에는 현재라는 이름이었던 것들이 지금은

역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지금까지도 이러한 과정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역사과 문화는 하루 아침에 뚝딱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베이징이라는

도시가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특히 서양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베이징 사람들도 이러한 자신들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2008년의 올림픽을 기점으로 역사와 문화의 도시라는 베이징의 이미지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나날이 늘어나는 차량과 자고 일어나면 솟아있는

고층 건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왕푸징(王府井)이나 시단(西单) 과 같은 번화가에 대한 이야기들 또한 많은 한국인들에게 낯선

것이 아닐 것이다. 베이징을 여행한 경험이 있다면 왕푸징의 야시장은 필수로, 시단은 혹 여유 시간이 있었다면 한번쯤 둘러봤을 것이다. 야, 여기가 한국으로

따지면 명동 쯤 되는 번화가래....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시단, 왕푸징이 아직까지 외국인들 뿐 아니라 베이징의 젊은이들도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하지만, 시중의 여행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곳이 베이징의 번화가의

전부인 양 생각해서는 안된다. 짧은 시간 베이징을 여행하는 한국 여행객들을 주대상으로 쓰여진 가이드북의 소개는 비록 훌륭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베이징의 요즘 젊은이들은 시단과 왕푸징도 좋아하지만 난루구샹이라는 운치있는 후통을 데이트장소로 더욱 선호하고, 행여나 자가용이 있거나 좀 더 시간이

많은 날이면 조금 외곽에 있는 798 예술구를 찾기도 한다. 난루구샹이나 798 예술구는 천안문이나 자금성으로 대표되던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핫 플레이스

가 최근 몇년 사이에 변화하고 있다는 현실을 잘 나타내고 있는 곳이다.
  


지금 소개할 이곳도 베이징의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핫 플레이스(Hot place) 다.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아직 제대로 문을 연지는 1년 전후

밖에 되지않은 거대한 복합 쇼핑공간 솔라나(SOLANA), 중국 이름으로 하면 란써강완(蓝色港湾) 이다.























베이징의 거대한 조양공원의 서문쪽에 위치한 이 쇼핑몰은 그야말로 복합 문화 공간이다. 기본적으로는 옷과 각종 물건들을 파는 백화점, 쇼핑몰의 기능을 하면서

거대한 땅, 중국이 가진 대륙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마치 거대한 하나의 공원에 온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실제적으로 입구에 들어선 후 자갈길이 깔린 아케이드를

걸어 나오면 거대한 공원, 아니 테마파크가 펼쳐진다. 유럽의 마을을 모방한 듯한 느낌을 주는 넓은 광장과 거리가 펼쳐지는데, 정말 예쁘다, 아름답다는 느낌보다

는 정말 이곳은 중국이라서 가능한 공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쉽게 이야기하면 스케일이 중국이다.






































쇼핑몰로 둘러싸인 거리를 걷다 보면 나름 꽤 신경을 썼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무척이나 많았다. 평일 낮 시간대에서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이 후 밤이 되었을 때 꼭 그런 것만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너무 없었다. 그렇게 느끼게 된 데에는 많은 이유들이 있었

는데, 아마 첫번째는 너무 거대한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좁아터진 공간에 바글대는 한국의 쇼핑몰에 익숙해진 탓인지 한산한 느낌의 쇼핑몰은 왠지 모르게

낯설었고, 왁자지껄한 느낌이 없는 쇼핑몰은 썩 유쾌한 느낌이 아닌 것만은 확실했다. (이, 최근엔 한국에도 가*파이브 라는 비슷한 곳이 있다던데? -.-;;ㅋㅋ)



또 위치나 교통편도 아직은 아쉽다. 자가용이 있다면 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학생이나 자가용이 없는 많은 중국인들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

지하철이 생긴다면 그나마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조양공원 근처에 지하철이 생길려면 아마 수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현재 지하철 계획이 있다.)



몇년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곳은 발전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베이징의 인구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새롭게 발전하는 베이징의 중심에 있는
 
조양구(朝阳区)는 그 핵심이 될 것이다.  그 가까운 미래를 내다 본 것일까, 이곳에는 거대한 쇼핑몰과 함께 각종 식당, 푸드코트, 바, 술집, 커피숍에

영화관, 아이스링크까지 한꺼번에 갖추고 있다.


아, 서론이 너무 길어졌나. 이제서야 밝히지만 내가 이곳에 온 이유도 쇼핑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영화를 보기 위해서다.

바로 전세계 흥행돌풍의 주역, 3D 아바타를 보기 위함이다.











솔라나 쇼핑몰의 안뜰을 걷다보면 바로 영화관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에서 영화관을 가 보는 것은 처음이다.








전세계 흥행돌풍,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아바타를 중국 발음으로 하면 阿凡达(아판따) . 조금 웃기긴 하다. 도대체 저 발음이 어떻게 저 발음이 될 수 있는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지만 사실 우리도 남말 할 처지는 못된다. 미국인 입장에서 AVATAR 가 아바타 라는 콩글리쉬로 발음되든 아판따라는 중국식으로

발음되든 아닌것은 마찬가지일테니. 참고로 저기 포스터에 보이는 떠다니는 섬의 실제 배경이 중국의 장가계 중 일부라고 한다.













영화관 내부는 아주 깨끗하고 쾌적했다. 이 정도면 한국의 여느 멀티 플렉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중국의 영화 관람 인프라는 아주 열악하다.

가장 큰 원인은 사회 전체에 만연한 검은 DVD 때문일 것이고, 아직까지 우리와 비교할 떄 넉넉하지 못한 중국인들의 경제 사정도 한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베이징의 영화관 가격은 일반이 60원(약10000원). 학생증이 있으면 반값에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바타의 경우는 3d가 그 두배인 120원, 아이맥스는 140원. 더구나 학생할인은 적용조차 되지 않았다.

아이맥스는 시간이 되지 않아 그냥 3D를 보기로 했다. 한국에서 아이맥스는 예약이 한달 밀릴 정도로 인기라는데....

그나저나 영화 한편을 2만원 주고 봐야 하다니. 본전 생각이 간절하다. 제발 재미있기를...













상영관의 스크린을 다 합치면 10개 정도가 되는데, 그중 8개 정도가 아바타를 상영하고 있었고, 나머지 스크린에서 다른 영화들이 상영중이었다.

그 중 한 영화의 포스터가 눈에 띄여 자세히 살펴보니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윗쪽이 유명한 견자단, 아랫쪽은 장백지의 남편 사정봉이다.


















 

영화는 시작되었고, 좌석은 거의 꽉 찼다. 3D를 즐기기위한 안경을 줬는데, 신기하다. 뭐, 한국에서도 93년 대전 엑스포 인간과 과학관에서 샐로판 테이프

비슷한 것이 붙은 종이 안경을 쓰고 보았던 3D 아이맥스 이후로 이런것은 본적이 없었으니...18년만인가...
 
영화는 재미있었다. 스토리상으로 약간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볼거리와 스케일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중국에서 아바타를 보게 될 줄이야.



























 


영화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주변에는 어둠이 깔렸고 어둠속에서 여러 불빛들이 빛나고 있었다. 그나마 밤이 되니 이곳의 분위기는 조금씩 살아난다.

낮에는 황량함마저 느껴졌었는데,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고 사람들이 늘어나자 유럽 마을의 느낌이 아쉬운데로 아주 조금, 정말 조금은 느껴졌다.

베이징의 다른 영화관을 가 보진 않았지만, 스크린이나 음향시설, 그리고 다른 편의 시설까지 모두 생각한다면 이처럼 좋은 환경의 영화관을 찾기란 쉽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혹시나 우다코우나 베이징의 다른 먼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쇼핑만을 위해 이곳을 찾을 정도로 이곳이 매력적이지는 않으며,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외국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곳이라면 카드 결제정도는 쉽게 되어야 하는데, 영화관에서 표를

구입할 때 조차 마스터 카드 결제 시스템이 갖추어 있지 않았다. 


참고로 이곳은 왕징과 아주 가깝기 때문에, 왕징에 사는 사람들은 쉽게 이곳을 방문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은 베이징에서 쇼핑과 데이트, 영화관람과 식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는 곳이다. 하지만 3박4일, 4박5일 등의 짦은 일정

으로 처음 베이징을 찾은 여행객들에게 이 곳이 자금성이나 만리장성만큼 매력이 있는 곳인가 하는 점에서는 단호하게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은 여행객들을 위한 공간이기 보다는 베이징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요즘 중국에서 뜨고 있는 중국식 복합 쇼핑몰을

보고 싶다,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쯤 방문해봐도 나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아마 조금은 실망할 지 모른다. 

* 찾아가는 법


                     976、406、350、750、988、731、729、758、831、834、815、847、608、302、705、117、703、710、419 등의 버스를 타고

                     조양공원 서문(차오양공위엔 씨먼) 에 하차하면 된다. 하지만 조양공원은 상상 초월의 규모. 버스 정류장만 3개.

                     조양공원에서 버스 타고 한참 왔는데 아직도 조양공원이다.-.- ;; 지하철은 없다.


                      그냥 간단하게 택시를 타고 란써강완이라고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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